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산골 마을 인근 2층짜리 건물 주변에서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동호회 회원들이 최근 벌거벗은 상태로 돌아다니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돼 동네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27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28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이 동호회 회원들이 모임을 갖는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에 따르면 동호회 회원들은 옷을 다 벗고 2층 테라스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남성은 아이도 안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옷을 전부 탈의한 회원들과 달리 아이는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묘재마을 주민 박운서씨가 27일 오후 누드동호회 회원들이 휴양시설로 쓰는 펜션을 가르키고 있다. 최종권 기자
이 건물은 2008년 이 마을 뒷산에 문을 연 이른바 '누드 펜션'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누드 동호회 회원들이 이용하는 장소로 매주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한다. 2010년 주민들의 항의로 한동안 운영을 중단했던 누드 펜션은 올 초부터 재개했다. 149㎡ 규모인 펜션은 2층에 마을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발코니, 뒷마당에는 취사·물놀이 시설이 설치돼 있다. 주민들이 사는 집단 거주지와 100∼2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자연주의 펜션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 [사진 블로그]
동호회 측은 "개인의 사적 영역인 건물인데 동네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 동호회 회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 블로그는 2009년 멈춰있는 상태다. 이 회원은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에 출연한 사실을 언급하며 "모든 분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당당히 얼굴을 공개했다"고 밝히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누드 펜션의 존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마을 주민은 "펜션에서 서로 오일 같은 걸 남자·여자 서로 발라주는 모습을 봤다"며 "동네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을 주민 박운서(83) 씨는 "올 초부터 펜션 주변에서 벌거벗은 성인 남녀가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주의를 줬지만, 소용이 없다"며 "옷을 벗은 채 배드민턴을 하고 고기를 구워 먹거나 간이 수영시설에서 물놀이하는 바람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불만이 쌓였던 마을 주민들은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건물 주변에서 집회하겠다는 신고까지 했다. 경찰과 지자체에 단속도 요구하고 있지만, 펜션 운영을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해당 건물이 개인 사유지인 데다가 별다른 불법 행위가 없어 경찰이나 지자체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