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은 12일 국정감사에서 ‘핵 가진 북한이 백령도·연평도를 기습 점령할 수 있다’는 야당 의원 발언에 “맞다”고 동의했다. 북핵(北核)은 체제유지용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격 수단임을 인정한 것이다. 또,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미국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며 대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 “북한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말하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핵무기가 대상이 되는 어떤 대화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처럼 한반도는 일촉즉발(一觸卽發)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한·미 연합사령부 해체를 서두르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27∼28일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성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연합사 해체 작업이 본격화하게 된다. 미래사는 한국 장성이 사령관을, 미국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얼핏 군사 주권과 자긍심이 고양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사령관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연합군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지금은 전쟁 발발 때 연합사가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 최고 69만 명의 미 증원군도 그 통제 하에 들어간다. 그러나 미래사로 바뀌면 일부 주한미군을 제외한 미군 전력은 통제에 편입되지 않는다. 결국 한·미 연합 전력이 대폭 약화된다. 또 한·미 연합군 통제가 약화됨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단독 전쟁 수행이 편리하게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왜 한국 사람들은 미군 병력 지원을 고마워하지 않나”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한국 장성의 지휘를 받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한국의 주장에 미국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전략자산의 상시·순환 배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미 군사동맹의 핵심 장치인 연합사 체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지휘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능력 배양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핵 위기가 중대 국면에 접어드는 지금 서둘러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및 연합사 해체, 나아가 동맹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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