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性 ·夫婦이야기

<들무새의 초상> 바꿔 치기/"바람 까놓고 피우는게 모토…스와핑·소라넷과 달라"

바람아님 2019. 8. 25. 07:32

<들무새의 초상> 바꿔 치기


엠디저널 2019.08.06 11:53

Swapping

      



[엠디저널]신체의 최대 분쟁지역, 사고 다발지역은 단연코 남녀의 Y교차로다. 그리 험준한 지형지세(地形地勢)는 아니지만 은폐, 엄휘(掩諱)되어 있어 수비사리 눈에 띄지 않는 요새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전장치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특히 이 영역에 소재한 여성의 중심 맨홀(Manhole)에는 뚜껑이 없을 뿐 아니라 자물쇠나 보안 시스템이 엉성하여 도난이나 남오용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불법용도 전용, 무단침입, 임대, 도용이 밥 먹듯 횡행한다.


인간사를 마구 뒤흔들어대는 사고뭉치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자동문을 장착한 여인네가 적지 않아 간봉(杆棒)의 변덕을 요동치게 한다. 언저리에 어정거리기만 해도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자동문 말이다. 요사스러운 공산(空山)과 무분별한 하수인이 욕망의 불꽃에 불을 붙여 노상 비빔 굿을 벌리는 접촉사고가 빈발한다.


스와핑(Swapping)이라는 성적 다다이즘(Dadaism)은 담합에 의한 전위(前衛), 성풍(性風)이다. 본능에 눈먼 막대기의 공이 질과 헤픈 조가비의 입질로 해괴한 쾌락을 담아내는 역모(逆謀)의 성기(性技). 적재적소의 쓰임새를 규정한 인위적 관습이나 전통을 과감히 배격하고 이성과 분리된 육체가 더욱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성적 과소비의 한 형태다.


스와핑이란 두 쌍 이상의 부부가 동일한 장소에서 혼음을 하거나, 부부끼리 서로 상대를 맞바꾸어 치루는 성행위를 말한다. 현지에서는 스윙잉(Swinging)이라는 용어로 유통되며 스윙잉에 참여하는 당사자를 스윙어(Swinger)라고 한다. 스와핑의 역사는 고대(古代)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적인 행사의 일환 또는 강인한 전사를 길러내는 관행에서 유래되었다. 옛 스파르타에서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생산하는 여인이 아내의 가장 큰 덕목이었다.


뛰어난 밭을 소유한 아내들을 씨앗이 출중한 전사(戰士)에서 무상 임대하여 타고난 강병(强兵)의 그릇으로 활용했다. 색다른 성적 쾌감을 추구하는 현행 스와핑의 본질과 다른 것이었다. 스와핑은 2차 대전 직후 독일 군인들 사이에 잠시 유행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군의 집단 거주지에서 자생한 키 클럽(Key Club)이 현대판 스와핑의 원형이다.


군인 아내들이 먼저 들어가 기다리는 숙소의 문 열쇠를 한 곳에 섞어 모아 놓고 제비뽑기로 집어 든 열쇠 소지자가 해당 숙소로 찾아가 남의 아내와 하루 밤을 보내는 모임이었다. 키 클럽이 1960년대 히피 문화와 혼입되어 성 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스와핑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성인의 1%에 해당하는 약 300만 명이 스윙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6000쌍의 스와핑 커플이 있다고 하니 이제 서빙과 마누라를 바꿔 치는 변태 행위가 안방 인근까지 다가 온 기분이다.


최근 미국 법원의 희한한 평결이 세간의 화제다. 프리드만(Friedman; 35), 나탈리(Natalie)부부와 블리노프(Blinov), 이네싸(Inessa) 부부가 물물 교환에 합의한 후 대각(對角)성기 교환으로 스릴 넘치는 색다른 쾌감에 몰두했다.

하지만 나탈리가 블리노프와 사랑에 빠지자 육체만 허용하기로 한 계약사항을 위반하고 마음까지 빼앗아 간 블리노프를 상대로 프리드만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의 8개주에는 간통법 대신 ‘애정 이간법(Alienation of Affection Law)’이란 것이 있다. 육체적 간통은 무방하나 배우자 중 한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원래 부부 사이를 이간질하여 파경에 이르게 하면 처벌하는 법이다. 몸만 주고받는 간통은 눈 감아 주지만 마음까지 교환하여 가정을 파괴할 경우에는 죄값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법원은 블리노프에게 44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불륜도 사랑이라지만 도착적 애정 관계까지 인정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먹음직스러운 과일의 과육(果肉)을 섭취하는 것은 무방하나 과종(果種)까지 도취(盜取)하는 행위를 응징한 것이다.


스윙어들은 주장한다. 섹스란 사랑과 완전히 구분되는 육체 행위일 뿐이라고, 유휴지를 잠시 빌려 풍성한 수확을 올릴 수 있다면 피차에게 모두 이득(利得)이 된다고, 그것이 닳거나 헤지는 것이냐고. 하지만 그들은 육체적 타락이 정신을 황폐화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육체에서 비롯한 쾌락의 본질은 물질과 정신을 함께 내포한다. 정신은 육신을 제어할 수 있지만 육신도 정신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스와핑은 단지 추악한 난교일 뿐이다. 남의 아내를 탐한 죄에 간음죄까지 가중되는 특정 범죄다. 헤픈 조가비와 간도(奸盜)들이여! 스윙잉을 시도하려면 차라리 바람을 피우라.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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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까놓고 피우는게 모토…스와핑·소라넷과 달라"

조선일보 2019.06.08 10:01

"‘바람 피는 거 속이지 말고 까놓고 하자’는 게 폴리아모리"
가치관 형성되는 25세부터 받아…"오히려 부부 금실 좋아져"
소라넷 회원들 몰려왔지만 강퇴시켜…음란성글로 보복당해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을 뜻하는 ‘폴리아모리(Polyamory)’를 추구하는 국내 최대 커뮤니티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폐쇄 위기에 몰린 이 커뮤니티는 ‘부부와 커플들의 취미 모임(이하 부커취)’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카페다.

부커취 운영자인 이모(55)씨는 폴리아모리에 대한 잘못 알려진 정보와 편견들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불륜이나 스와핑(집단성교), 소라넷과의 연관성 등도 잘못된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적극 해명했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폴리아모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씨를 인터뷰했다.

폴리아모리를 주제로 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폴리아모리를 주제로 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폴리아모리의 정의는.
"우리가 추구하는 건 ‘바람을 피는데 속이고 하지 말고 그걸 까놓고 하자’다. 내 이성친구를 와이프한테 소개하고, 와이프도 이성친구를 소개하고 그걸 서로 인정해주는 식이다. 그 사람들이 만나서 꼭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아니라 남사친(남자사람친구)이나 여사친(여자사람친구) 등 친구처럼 같이 놀 수도 있는 거다. 이런 방식은 불륜이 아니다."

폴리아모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질적으로 수년간 이렇게 해온 부부들의 금실이 오히려 좋아졌다. 이혼 이런 게 없어졌다. 또 정착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좋다. 서로의 이성 친구를 인정해주면서 더욱 사랑이 깊어지는 셈이다."

스와핑이란 지적도 있다.
"스와핑과 폴리아모리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 폴리아모리를 스와핑으로 매도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폴리아모리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도 이미 널리 퍼진 문화다. 한국 사회에 이상하게 자리잡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우리(부커취)가 먼저 나선 것이다. 폴리아모리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자리잡게끔 해서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부커취는 가입 제한이 있나.
"청소년은 절대 안 된다. 2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가치관이 형성돼 사회 생활도 좀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로 정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도 다니고 애인과 연애도 해보고 해야 폴리아모리를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고는 없었나.
"아직까지 질투 등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다. 다만 남편은 원하는데 부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제보는 있었다. 폴리아모리는 양쪽의 합의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
우리 모임은 개별적인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정기모임은 1년에 한 번만 있다. 보통 200~300명쯤 온다."

제2의 소라넷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라넷이 없어지자 갈 곳이 없어진 소라넷 회원들이 이곳에 온 건 맞는다. 부커취가 소라넷과 가장 유사한 곳이라고 생각한 듯 했다. 하지만 개념이 다르다. 소라넷 회원들이 소라넷에서 활동할 때처럼 여기서도 하다가 수백여명이 강제퇴장 당했다. 그러다가 강제퇴장 당한 소라넷 회원들이 보복성으로 음란성 글을 올리고 신고를 해왔다."

폴리아모리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부정적이다.
"사회적으로 폴리아모리가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연극, 책 등 이런 것들에서 폴리아모리가 소개되면서 이슈가 되고 있고 관심 있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 폴리아모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식 폴리아모리의 지향점은 ‘속이지 말자’다. 서로 속이지 말고 서로 까놓고 말해서 아니면 아닌 게 우리의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