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12.03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셰익스피어 '햄릿'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햄릿'에서 자기 친형인 햄릿의 아버지를 암살하고 왕위를 찬탈한 클로디어스는 햄릿을 해외에
보내서 죽이려다가 실패하자 레어티스와 결투를 하도록 기획한다.
검술이 뛰어난 레어티스의 칼에 독까지 바르고 햄릿에게 내리는 술잔에 독을 푼다.
햄릿은 레어티스의 칼에 가볍게 베이고 두 사람은 칼을 떨어뜨렸다가 상대방의 칼을 집어들고
결투를 계속한다. 햄릿은 레어티스에게 깊은 상처를 가해서 승리하는데 햄릿 술잔의 술을 마신
어머니 거트루드가 독이 몸에 퍼져 쓰러지면서 햄릿에게 그 술에 독이 들었다고 경고하고, 레어티스는 죽어가면서
햄릿도 칼에 바른 독 때문에 곧 죽을 것이라고 한다. 햄릿은 죽기 전에 독 묻은 칼로 클로디어스를 찔러서 응징한다.
작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김기현 후보를 기획 수사로 낙선시켰다는 혐의를 받는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 휘하의 'A' 수사관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자살'로 보고 있으나 많은 국민은 '글쎄?' 하는 표정이다.
그가 자살을 했든,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표현대로 자살을 '당했'든, 청와대 때문에 죽은 것은 명백하다.
국민은 이미 상당 기간 조국이 '자살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그가 빨리 구속 기소되어서 신변의 안전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정부는 사람이 근처에만 가도 독 기운에 죽고 시드는 맹독성 칼이 아닌가?
이 정권 출범 직후부터 정권의 맹렬한 칼부림에 별반 지탄을 받지도 않던 전 정권 인사들의 목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국민은 겁에 질려 바라보았다. '소주성'이라는 독소 가득한 경제정책은 나라 경제를 무너뜨려 가계를 파탄시키고
청년 일자리를 파괴해서 청년들을 복지에 목매달게 한다.
국가 경제의 엔진인 기업을 억누르고 옥죄어서 가동이 멈출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에게서 세금을 착취해 좌파 100년 집권을 위한 매표에 통 크게 풀어서 국고를 고갈시킨다.
이 정부에서 인사는 무능·무자격자 선발대회로 전락했다.
무능한 '낙하산 인사'들은 그들이 꿰찬 부서를 과거 '운동 경력'에 대한 포상으로 내려진 잔칫상으로 간주하고
마음껏 포식하고 있다. 적과 우방을 혼동한 외교로 나라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평화를 증진한다면서
국방을 파괴해서 5000만 국민의 생명을 김정은에게 인질로 제공했다.
청와대가 개입한 선거는 울산만이 아니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한 건 한 건 밝혀질 때마다 무고한 생명으로 진실을 가릴 것인가.
이 독 묻은 검을 빨리 주인이 거두도록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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