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지하에 펼쳐진 '태양의 정원' [정동길 옆 사진관]

바람아님 2019. 12. 14. 09:03
경향신문 2019.12.13. 15:57


김정근 선임기자

도심 속 지하보도에서도 자연광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이어진 지하보도에 생긴 ‘태양의 정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태양의 정원’은 지상의 햇빛을 고밀도로 모아 지하로 전송하는 기술을 이용한 지하 정원입니다.

조명빛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연출하는 태양의 정원 / 김정근 선임기자
김정근 선임기자
김정근 선임기자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타워 지하2층 종로서적으로 이어지는 지하보도에 1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정원을 조성하고 13일 시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자연채광은 지상에 설치된 원격 집광부를 통해 햇빛을 고밀도로 모아 특수 제작된 렌즈에 통과시켜 지하 공간까지 전달하게 돼 있습니다.

김정근 선임기자

이렇게 지하로 전송된 햇빛은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식물을 키웁니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자동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전환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 조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원에 식재된 각종 꽃과 화초들 / 김정근 선임기자
태양의 정원에 심어져 있는 유자나무와 열매 / 김정근 선임기자
금귤나무/ 김정근 선임기자

지상에 설치된 8개의 집광부는 태양의 궤도를 추적해 태양광을 모으며, 시민들은 투명한 집광부 기둥을 통해 태양광이 전송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종각역 태양의 정원에 빛을 보내기 위해 종로타워 앞에 설치된 집광판/김정근 선임기자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은 “특별한 쓰임 없이 비어 있던 공간, 그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 역할에만 머물렀던 곳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혁신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지하 유휴공간 재생에 대한 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점등식 / 김정근 선임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보도에서 열린 ‘태양의 정원’ 개장식을 둘러보고 있다./김정근 선임기자

이 정원은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돼 교양강좌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홍보, 판로, 교육,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공간도 함께 마련됐습니다.

정원앞 공간에 설치된 청년창업지원을 위한 복합문화마켓/ 김정근 선임기자
김정근 선임기자

지하정원의 이름인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올해 8~9월 시민 1천여명의 제안작 중에서 공모로 결정됐습니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