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서소문사진관] 중국 계림 '가마우지 낚시' 사라지나, 우크라이나 사진가가 담은 몽환적 풍경

바람아님 2019. 12. 18. 08:27

중앙일보 2019.12.17. 07:34


960년 전통 가마우지 낚시, 이제는 어부 대부분이 80대
관광 목적으로 명맥 잇고 있어

수 세기 전 중국 남부지역에서 어부와 새가 호흡을 맞춰 큰 물고기를 잡았던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가마우지 낚시 모습.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데일리 메일 온라인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전통 어업 방식인 ‘가마우지 낚시’를 우크라이나 출신의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42)이 촬영한 몽환적인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줄리아는 중국 계림 이강에서 대나무 뗏목에 앉아 있다 먹이를 잡기 위해 잔잔한 물속으로 뛰어드는 가마우지들을 찍었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가마우지 낚시 모습.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줄리아는 방수 케이스에 넣은 카메라를 반쯤 물에 담그고 어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새가 강물로 돌진하는 모습 등을 담아냈다.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잡기에 두껍고, 완벽한 갈고리 모양의 부리를 가지고 있다. 긴 목을 이용해 물고기를 빠르게 낚아챌 수 있고, 주둥이가 크게 벌어져 30cm가 넘는 큰 물고기도 삼킬 수 있다. 또 수심 2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새들은 어부들이 보통 그물로 잡는 것보다 더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통 어부들은 수면 가까이에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를 잡을 때 커다란 투망을 던진다.
중국 계림 이강에서 어부가 투망을 던지고 있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줄리아는 "이 모든 과정과 그것이 일어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본다는 것은 숨이 멎을 정도이다. 사실 너무 아름다워서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가마우지 낚시 모습.[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가마우지 낚시 모습.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가마우지를 이용한 낚시 기술은 9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라지는 것으로 여겨지던 이 기술은 관광객들을 위해 다시 살아났다. 허가를 받은 어부들은 열성적인 관광객들이 올 것을 예상하고 강변으로 나온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가마우지 낚시 모습.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어부와 가마우지는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부들은 뗏목으로 가마우지를 데려와 물고기가 많은 곳에 풀어 놓는다. 이때 어부는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가마우지 목에 올가미를 걸어 놓는다. 사냥에 성공한 가마우지 입에서 물고기를 꺼낸 뒤 다시 풀어준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어부와 가마우지.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현재 홍콩에 사는 윔머린은 "비록 가마우지를 이용한 어업이 한때는 성공적인 산업이었지만, 오늘날 주된 목적은 관광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마우지를 훈련하는 기술은 대대로 전해 내려오지만, 현대 중국에서는 가마우지를 더는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어부들과 함께 기술도 사라지고 있다.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이 촬영한 중국 계림 이강의 어부와 가마우지. [사진작가 줄리아 윔머린]
아직 가마우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알고 있는 어부의 대부분은 80대의 고령이다. 60대가 가장 젊은 층에 속한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