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日도쿄 도서관 곳곳서 '안네의 일기' 훼손돼

바람아님 2014. 2. 24. 10:20
도교도내의 공립도서관에 비치된 '안네의 일기'와 관련 서적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벌써 300권 이상이 훼손됐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도쿄 스기나미 구와 도시마 구를 비롯한 도쿄내 각지의 공립도서관에서 '안네의 일기'를 비롯해 안네 프랑크의 전기, 그리고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 등의 페이지가 파손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NHK에 따르면, 최소 39곳의 도서관에서 305권의 책이 파손됐다고 한다. 대부분 책 수십페이지가 찢겨져 있거나 칼로 잘려 있었다.

이 같은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일본안팎에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스기나미 구 이데 다카야스 교육장은 "공립도서관의 도서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일은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한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충격과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편간과 증오를 가진 이들만이 안네의 용기와 희망, 사랑이 넘치는 역사적인 기록을 훼손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일본 당국은 이 범인을 빨리 찾아내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가뜩이나 과거사 부정문제로 국내외 비판을 받고 있는 일본 정부 측은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즉각 "극히 유감"이라고 대응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배경은 전혀 예측할 수 없으나 피해를 입은 도서관 측으로부터 경찰에 피해보고서가 제출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로, 극히 유감이며 창피한 일이다. 경찰당국이 제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네의 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한 유대인 박해로부터 도망쳐 독일 점령 하의 네덜란드에 가족과 함께 살았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토대로 한 책이다.

전쟁이나 인종차별 문제를 소녀의 시선에서 그린 명작으로, 일본에서도 많은 학교와 도서관 등에 비치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2009년에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억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