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백영옥의 말과 글] [348] 유모차와 개모차

바람아님 2024. 4. 6. 06:51

조선일보 2024. 4. 6. 03:00

아픈 아버지를 더 잘 돌보기 위해 동생이 운영하는 소아과 근처의 요양원을 선택했다는 편집자가 얼마 전 아버지를 보살피러 근처에 갔다가 본 풍경을 말했다. 동생의 소아과 앞으로 석 대의 유모차가 지나가길래 살펴보니 그 안에 아기가 아닌 강아지가 타고 있었다는 것이다. 줄어든 어린이 환자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동생 얘길 하다가 그녀는 10년간 폐업한 동네 소아과가 여럿인데 그 자리마다 요양원이 들어섰다고 말하며 허탈해했다.

애견박람회장에서 “개 같이 벌어서 개한테 쓴다!”는 플래카드를 보고 애완의 시대에서 반려의 시대로 변했다는 걸 실감했다는 선배의 말을 들었다. 내가 사는 동네엔 24시간 애견 편의점에 이어 강아지 모발건강까지 챙기는 토털 애견 뷰티숍이 생겼다.

강아지는 마음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는 우스갯소리 뒤에는 아이를 낳아 학원 뺑뺑이를 돌며 맘고생 하느니 반려동물과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이제 아이가 채워야 할 정서적 공간은 강아지가, 아이가 사라진 물리적 공간은 아픈 노인의 요양원이 채운다.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협 회장이 요즘 노인은 건강해서 의사가 많이 필요 없고, 지역에는 오히려 환자가 없다고 설득하는 기사를 봤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간만에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발견했다. 강아지일 줄 알았는데 아기가 눈을 마주치며 방긋 웃는 걸 보며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될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생각했다. 분명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세계일 것이다.


https://v.daum.net/v/20240406030018966
[백영옥의 말과 글] [348] 유모차와 개모차

 

[백영옥의 말과 글] [348] 유모차와 개모차

아픈 아버지를 더 잘 돌보기 위해 동생이 운영하는 소아과 근처의 요양원을 선택했다는 편집자가 얼마 전 아버지를 보살피러 근처에 갔다가 본 풍경을 말했다. 동생의 소아과 앞으로 석 대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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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한장]개모차를 탄 강아지들의 행복지수는?

조선일보 2024. 4. 6. 07:01

지난달 31일부터 타이베이 지하철(MRT) 레드 라인에는 2대의 애완동물 친화적인 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열차를 타기 전에 개모차위에서 만나 강아지들이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강아지들은 냄새로 성별, 나이는 물론 사는 곳은 어디인지, 성격은 어떤지 등등을 판단합니다.

반려동물들의 이동 수단으로 개모차, 지하철로는 부족했는지 비행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제주항공은 4월 5일과 8일 김포~제주 노선에 ‘반려견 전세기’를 띄운다고 합니다. 보호자 2명당 반려견 1마리가 탈 수 있는 애견인 전용 상품으로 수의사까지 탑승합니다. 지난달 27일 판매를 시작한 좌석이 매진됐다고 하니 팔자 좋은 세상입니다.

최근 거리를 걷다 보면 유모차보다 일명 개모차(반려동물용 유모차)가 더 많이 눈에 뜨입니다. 저출산이 화두인 세계적인 추세에서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G마켓에 따르면 개모차의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에서는 개모차 이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단 건강한 신체를 가진 반려동물에 한해서입니다). ‘과잉보호’ 라거나 반려동물들, 특히 반려견들은 ‘스스로 걷는 것을 더 행복해 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개들의 뒷모습을 보면 한결 같이 꼬리를 흔들며 걷습니다. 몹시 즐거운 상태일 때 보이는 행동입니다. 개들에게는 사람과 걷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나친 애정은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https://v.daum.net/v/20240406070120405
[더 한장]개모차를 탄 강아지들의 행복지수는?

 

[더 한장]개모차를 탄 강아지들의 행복지수는?

지난달 31일부터 타이베이 지하철(MRT) 레드 라인에는 2대의 애완동물 친화적인 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열차를 타기 전에 개모차위에서 만나 강아지들이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인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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