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24. 11. 4. 09:48
의대 입학 증원 문제나 북·러 밀착을 놓고 우리 정부가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상대방 급소를 찌를 치명적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저항하면 꼼짝 못하게 할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말로만 하고 있으니 의료계나 러시아의 냉소와 반발만 키운다.
북한군 파견은 러시아가 그에 상응한 대가를 약속했을 것이 분명한 만큼 이젠 우리도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 가장 시원한 보복 방법은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자랑스런 공격용 무기를 제공해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는 물론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전투중인 러시아군을 타격하는 것이다. K무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홍보해 판로도 넓히면서 건방진 러시아에 본때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K무기로 피해를 입은 러시아가 “무기 그만 보내라”며 우리한테 백기를 들 것 같지는 않다. K무기로 러시아군과 민간인들이 치명상을 입고, 자칫 일부 도시들이 파괴된다면 러시아는 항복은커녕 북한에 안 주려던 기술도 제공하려 할 것이다. K무기가 살상에 쓰였다는 얘기는 먼 훗날까지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악감정으로 남을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K무기를 건네받을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이를 논의할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곧 방한한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내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필요한 무기는 방어, 특히 방공 시스템”이라며 “러시아에 대항할 완전한 방공망 구축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리고는 자국 대표단이 구체적인 무기 요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전쟁 중 세계 각국을 다니며 ‘무기 구걸’을 해온 젤렌스키가 마침내 한국에도 본격적인 접근을 개시한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 우리에겐 러시아가 크게 아파할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교역 관계도 낮은 수준이라 그걸 칼로 쓰기도 어렵다. 반면 젤렌스키는 본인 얘기가 안 통하면 한국에 압력을 넣어달라며 서방을 부추길지 모른다. 추가 지원에 힘이 부치는 서방은 자신들을 대신에 한국에 무거운 짐을 떠맡기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젤렌스키가 비장한 표정으로 북한을 언급할 때마다 우리한테 어떤 무대포 요구를 할지 무섭기도 하다.
https://v.daum.net/v/20241104094803738
한국에 무기 달라는 젤렌스키가 무섭다[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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