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를 즐겨 읽은 분들은 다 아는 중국 속담입니다. 君子報讐 十年不晩. 번역하면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입니다.
'군자는 순간적인 흥분으로 허술하게 복수하려 해서는 안 되고 10년을 들여서라도 철저하게 준비해 복수에 나서야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또 달리 말하면 '모름지기 군자라면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복수를 해내야한다'라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복수의 중요성을 이만큼 강조하는 속담은 달리 보지 못했습니다.
'복수'는 비단 무협의 세계에서만 중시되는 정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자성어에 '와신상담'이 있습니다. '복수'의 굳은 결심과 실행을 표현합니다.
중국의 대표적 역사서 '사기'의 자객 열전에는 이런 복수극이 넘쳐 납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진나라 예양의 복수입니다.
예양은 진나라 재상 지백의 핵심 참모였습니다. 사실 역사책에서 보면 지백은 성격이 거만하고 폭력적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백이 예양에게만은 지극한 예로 대했나 봅니다. 예양은 지백이 조양자에 의해 몰락하고 살해당하자 주군의 복수를 위해 조양자의 암살에 인생을 겁니다.
예양은 먼저 조양자의 집 화장실을 수리하는 인부로 위장하고 비수를 품은 채 화장실에 매복합니다. 하지만 조양자 측에 발각돼 붙잡힙니다. 조양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의사를 죽이면 천하의 비난을 산다며 암살 미수범 예양을 풀어줍니다. 이제 예양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 자신이 조심하면 된다면서요.
그러자 예양은 알려진 자신의 얼굴을 바꾸기 위해 얼굴에 옻칠을 합니다. 옻나무는 독성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발진을 일으킵니다. 스스로 옻에 중독돼 얼굴이 일그러지고 피부가 검게 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목소리도 알아들을까봐 일부러 숯을 삼켜 탁성을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몸을 상하면서까지 복수에 나섰지만 예양은 결국 실패합니다. 두번째 암살 시도도 허사로 끝납니다. 다만 조양자가 스스로 벗어준 옷을 베고 허무한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예양은 의리와 복수의 화신으로 역사책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복수와 관련된 속담과 사자성어, 고사가 넘쳐날 만큼 중국에서 '복수'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무거운 가치를 부여 받습니다. '복수의 나라'라고 부를 만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발생한 복수극이 중국에서 떠들썩한 화제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 50대 아주머니가 20년 만에 복수극을 벌였습니다. 피가 끓는 젊은 남성도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50대 아주머니의 복수, 주인공도 이색적이지만 그 사연은 더 어이없습니다.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피해 여성은 55세 왕모 씨로 잉산현 한 은행 지점에서 행원으로 일하다 퇴직했습니다. 현역에서 일할 때 성실하고 성품이 좋아 동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성격이 원만해 이웃들과도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도대체 그런 폭행을 당할 만큼 원한을 살 일이 없어보였습니다.
담당 경찰은 왕 씨가 산책을 하던 주변 도로의 폐쇄회로 화면을 모두 수거해왔습니다. 한참을 살핀 끝에 요 며칠간 왕 씨가 산책할 때마다 차량 한 대가 은밀히 미행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문제의 차량 주인 원모 씨를 잡고 그를 통해 왕 씨 폭행에 가담한 청년 4명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습니다. 아울러 한 여성으로부터 8만 위안, 천3백만 원을 받고 벌인 청부 폭행이라는 점도 털어놨습니다. 그 여성은 "원수에게 교훈을 주고 싶은데 도와 달라"며 부탁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해당 여성을 검거했습니다. 그 여성을 보는 순간 경찰들은 아연실색 했습니다.
55세의 여성 정모 씨는 지방 현립 양로원에 거주하는 퇴직 공무원이었습니다. 체구가 자그만하고 수척해 허약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인상이 부드럽고 겁도 많은 듯해 그런 끔찍한 청부 폭행을 사주할 인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잡혀온 정 씨는 하지만 망설임 없이 사연을 실토했습니다. 20년 전에 진 원한을 갚기 위해 원모 씨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원한을 졌기에? 배경을 조사한 경찰은 더 어처구니없었습니다.
딱 2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정 씨는 거래하던 은행에서 예금했던 돈 1만 위안, 우리 돈 약 170만원을 인출하려 했습니다. 당시 정 씨를 상대했던 은행원이 바로 피해자 왕 씨였습니다. 왕 씨는 당시 정 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 씨는 그 몇 해 전 남편과 결혼하면서 함께 모은 돈 1만 위안을 왕 씨가 근무하던 은행에 예금했습니다. 당시 돈의 입금을 도와주고 예금 통장을 만들어준 창구 직원도 역시 왕 씨였습니다.
그런데 정 씨가 남편과 이혼한 뒤 이 돈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예금 통장은 남편의 이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예금주가 남편이다 보니 그의 동의가 없으면 인출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왕 씨는 인출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씨는 이 일로 크게 마음을 상하고 왕 씨에 대해 원한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무려 20년 동안이나 품을 만큼 강한 원한을.
이달 초에 정 씨는 길에서 우연히 왕 씨와 마주쳤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정 씨는 왕 씨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왕 씨는 20년 전의 일을 까맣게 잊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 씨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정 씨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은 꿈에서도 잊지 않고 감정을 쌓아온 대상이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얕보다보니 일부러 모른 척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의 속된 말로 '왕무시'를 당한 셈이었습니다. 오래된 원한에다 이제 새로운 원한까지 마음을 치받기 시작했습니다. 왕 씨를 그냥 둘 수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교훈을 뼈 속까지 각인시켜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후의 일은 그렇게 벌어졌습니다.
'군자는 순간적인 흥분으로 허술하게 복수하려 해서는 안 되고 10년을 들여서라도 철저하게 준비해 복수에 나서야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또 달리 말하면 '모름지기 군자라면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복수를 해내야한다'라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복수의 중요성을 이만큼 강조하는 속담은 달리 보지 못했습니다.
멸문지화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주인공. 상대방 고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십 수 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습니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복수를 완수합니다. 마지막에 이 속담을 읊조립니다. 대부분 무협지의 줄거리입니다.
'복수'는 비단 무협의 세계에서만 중시되는 정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자성어에 '와신상담'이 있습니다. '복수'의 굳은 결심과 실행을 표현합니다.
중국의 대표적 역사서 '사기'의 자객 열전에는 이런 복수극이 넘쳐 납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진나라 예양의 복수입니다.
예양은 진나라 재상 지백의 핵심 참모였습니다. 사실 역사책에서 보면 지백은 성격이 거만하고 폭력적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백이 예양에게만은 지극한 예로 대했나 봅니다. 예양은 지백이 조양자에 의해 몰락하고 살해당하자 주군의 복수를 위해 조양자의 암살에 인생을 겁니다.
예양은 먼저 조양자의 집 화장실을 수리하는 인부로 위장하고 비수를 품은 채 화장실에 매복합니다. 하지만 조양자 측에 발각돼 붙잡힙니다. 조양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의사를 죽이면 천하의 비난을 산다며 암살 미수범 예양을 풀어줍니다. 이제 예양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 자신이 조심하면 된다면서요.
그러자 예양은 알려진 자신의 얼굴을 바꾸기 위해 얼굴에 옻칠을 합니다. 옻나무는 독성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발진을 일으킵니다. 스스로 옻에 중독돼 얼굴이 일그러지고 피부가 검게 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목소리도 알아들을까봐 일부러 숯을 삼켜 탁성을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몸을 상하면서까지 복수에 나섰지만 예양은 결국 실패합니다. 두번째 암살 시도도 허사로 끝납니다. 다만 조양자가 스스로 벗어준 옷을 베고 허무한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예양은 의리와 복수의 화신으로 역사책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복수와 관련된 속담과 사자성어, 고사가 넘쳐날 만큼 중국에서 '복수'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무거운 가치를 부여 받습니다. '복수의 나라'라고 부를 만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발생한 복수극이 중국에서 떠들썩한 화제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 50대 아주머니가 20년 만에 복수극을 벌였습니다. 피가 끓는 젊은 남성도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50대 아주머니의 복수, 주인공도 이색적이지만 그 사연은 더 어이없습니다.
지난 4일 후베이성 잉산현의 한 은행 숙소에 거주하는 퇴직 여성 은행원이 피습됐습니다. 산책에 나섰다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 여러 명에 의해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두들겨 맞은 것입니다. 어찌나 심하게 때렸는지 사지에 모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피해 여성은 55세 왕모 씨로 잉산현 한 은행 지점에서 행원으로 일하다 퇴직했습니다. 현역에서 일할 때 성실하고 성품이 좋아 동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성격이 원만해 이웃들과도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도대체 그런 폭행을 당할 만큼 원한을 살 일이 없어보였습니다.
담당 경찰은 왕 씨가 산책을 하던 주변 도로의 폐쇄회로 화면을 모두 수거해왔습니다. 한참을 살핀 끝에 요 며칠간 왕 씨가 산책할 때마다 차량 한 대가 은밀히 미행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문제의 차량 주인 원모 씨를 잡고 그를 통해 왕 씨 폭행에 가담한 청년 4명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습니다. 아울러 한 여성으로부터 8만 위안, 천3백만 원을 받고 벌인 청부 폭행이라는 점도 털어놨습니다. 그 여성은 "원수에게 교훈을 주고 싶은데 도와 달라"며 부탁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해당 여성을 검거했습니다. 그 여성을 보는 순간 경찰들은 아연실색 했습니다.
55세의 여성 정모 씨는 지방 현립 양로원에 거주하는 퇴직 공무원이었습니다. 체구가 자그만하고 수척해 허약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인상이 부드럽고 겁도 많은 듯해 그런 끔찍한 청부 폭행을 사주할 인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잡혀온 정 씨는 하지만 망설임 없이 사연을 실토했습니다. 20년 전에 진 원한을 갚기 위해 원모 씨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원한을 졌기에? 배경을 조사한 경찰은 더 어처구니없었습니다.
딱 2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정 씨는 거래하던 은행에서 예금했던 돈 1만 위안, 우리 돈 약 170만원을 인출하려 했습니다. 당시 정 씨를 상대했던 은행원이 바로 피해자 왕 씨였습니다. 왕 씨는 당시 정 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 씨는 그 몇 해 전 남편과 결혼하면서 함께 모은 돈 1만 위안을 왕 씨가 근무하던 은행에 예금했습니다. 당시 돈의 입금을 도와주고 예금 통장을 만들어준 창구 직원도 역시 왕 씨였습니다.
그런데 정 씨가 남편과 이혼한 뒤 이 돈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예금 통장은 남편의 이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예금주가 남편이다 보니 그의 동의가 없으면 인출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왕 씨는 인출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씨는 이 일로 크게 마음을 상하고 왕 씨에 대해 원한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무려 20년 동안이나 품을 만큼 강한 원한을.
이달 초에 정 씨는 길에서 우연히 왕 씨와 마주쳤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정 씨는 왕 씨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왕 씨는 20년 전의 일을 까맣게 잊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 씨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정 씨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은 꿈에서도 잊지 않고 감정을 쌓아온 대상이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얕보다보니 일부러 모른 척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의 속된 말로 '왕무시'를 당한 셈이었습니다. 오래된 원한에다 이제 새로운 원한까지 마음을 치받기 시작했습니다. 왕 씨를 그냥 둘 수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교훈을 뼈 속까지 각인시켜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후의 일은 그렇게 벌어졌습니다.
제가 직접 정 씨를 만나보지 못해 그 1만 위안이 없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설사 어려움이 있었다 해도 20년 동안 품을 만큼의 대단한 분노일까 싶습니다. '복수'에 대한 중국의 독특한 정서가 작용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복수'에 대한 중국 특유의 정서를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역사와 집단적인 경험, 발전시켜온 특유의 민족성에 기인한 것이니까요.
다만 정 씨의 복수극만 한정해놓고 보면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 씨는 20년 동안 누군가에 대한 미움을 가슴에 담아 놓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상대방은 기억도 못하는 사건을 두고 앙앙불락하느라 또 얼마나 마음을 끓였을 것이고요?
그렇게 20년 만에 원수를 갚아서 정 씨는 정말 기뻤을까요?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저 허무하고 무상했을 터입니다.
또 복수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된 55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됩니까. 정부의 지원금으로 복리원에서 지내는 편안한 생은 이제 끝입니다. 어쩌면 여생을 살벌한 감옥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 씨가 행한 복수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복수는 나의 힘'으로 삼느니 '관용과 용서를 나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더 건강합니다. 정 씨의 경우를 보면서 더 확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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