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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바람아님 2013. 2. 16. 08:30

 


  ☆ 아가씨
  오늘도 이 버스는 콩나물 시루다.
  늘 그렇듯이 귀에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그런데 등 뒤의 중년남자가 자꾸 몸을 기댄다.
  나만한 딸이 있을 지긋한 나인데 그러고 싶은지 해도 너무한다.


 

 

 

 

 

 

 


  ☆ 중년남자
  역시 서울의 버스는 정말 좋다.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나를 매일마다 회춘을 하게 한다.
  늘 그렇듯이 신문으로 손을 숨기고 앞의 아가씨 몸에 슬쩍 기대봤다.
  풍겨오는 향수냄새가 나의 말초신경까지 자극한다.넌 죽었다...흐~

 

 

 

 

 

 

 

 

첨부이미지

 

 

 

 

 


  ☆ 아가씨
  내가 맡아도 이 프랑스 향수는 향기가 그윽하다.
  그런데 중년남자가 몸을 더 압박해온다. 얼핏보니 흰머리가 있었다.
  간밤에 소화가 잘 안돼서 그런지 자꾸만 가스가 샌다.
  중년남자의 코가 썩겠구나.

 

 

 

 

 

<

 

 

 

 

<  ☆ 중년남자
  앞의 아가씨의 향수가 너무 죽여준다.
  그런데 어디서 똥푸는지 똥냄새도 난다.
  아가씨가 괴롭겠구나. 신문으로 가린 손을 아가씨 둔부에 대봤다.
  와...정말 좋구나. 입이 안다물어진다.

 

 

 

 

  ☆ 버스기사

 

 

  오늘도 어떤새낀지 년인지 똥을 안누구 왔나부다.

  늘 하던데로 방독면을 착용했다. 코가 문들어지는줄 알았다.

  운전을 때려치던지 해야지... 골머리마저 쑤신다.

 

 

 

  ☆ 아가씨

 

 

  중년남자의 손이 느껴졌다. 점점 더 노골적이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오른발을 있는데로 쳐들었다.

  그리곤 중년남자의 발등을 찍었다. 있는힘껏... 아프겠다.

 

 

  ☆ 중년남자

 

 

  아가씨가 내 발등을 찍는걸 눈치채고 다리를 피했다.

  이정도면 성추행의 명인이라고 불리어도 흠이 없으리라.

  옆에 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괴성을 지른다.

  아가씨가 잘못 찍은거다.

 

 

 

  ☆ 얼결에 찍힌 대학생

 

 

  간밤에도 나를 성추행범으로 알고 어떤 여자가 내 발을 찍었다.

  밤새 부어오른 발등을 찜질하여 겨우 나은듯 했다.

  그런데 오늘도 재수없게 또 찍혔다.

  아가씨에게 마구 따졌더니 무안해하여 어쩔줄 몰라한다.

  이런~~띠 발 #@#$

 

 

 

  ☆ 아가씨

 

  잘못 찍었다.

  간밤에도 어떤 학생의 발등을 잘못 찍었는데...

  미안했다. 중년남자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손으로 둔부를 더듬는다. 이젠 더이상 못참겠다.

  핸드백 속의 전자 충격기를 꺼냈다.

 

 

 

  ☆ 중년남자

 

 

  아...정말 황홀하다.

  이맛에 사람들이 이런짓 하나보다. 아가씨가 핸드백에서 뭔가를 꺼냈다.

  바늘이나 압정인것 같았다. 재빨리 학생의 손을 그여자의 둔부에 댔다.

 

 

 

  ☆ 아가씨

 

 

  2만볼트의 초강력 전자 충격기를 내 둔부에 전세낸 손에다 댔다.

  그런데 아까 발등찍힌 학생이 그만 기절했다.

  이해가 안갔다. 중년남자는 프로인가보다. 힘든 싸움이 되겠다.

 

 

 

  ☆ 아까 그 학생

 

 

  저승사자가 눈앞에 왔다갔다 했다.

  옆의 중년남자가 나를 성추행범으로 몰았다.

  억울했다. 하지만 내가 반박할 물증도 없었다.

  그렇게 내 뇌세포는 수만마리가 감전되어 죽었다.

 

 



 

  ☆ 중년남자

 


 

  정말 준비성이 많은 아가씨다. 전자 충격기까지 준비하다니...무섭다.

  내 친구도 쥐덫에 당해 아직도 통원치료중인데,

  조심해야겠다. 하지만 또다시 아가씨의 둔부에 손을댔다.

  이젠 지도 어쩌지 못하겠지.. 

 

 

 

 


 

 

 

  ☆ 아가씨

 


 

  정말 꾼한테 제대로 걸렸다.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면서 중년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인간의 탈을쓰고 어찌 그럴수 있는지... 정말 재수없게 생겼다.

 

 

  ☆ 중년남자

 


  아가씨가 내렸다. 아...좋았었는데...아까웠다.

  아가씨가 내리면서 나를 꼴아보았다.

  지가 꼴아보면 어쩔건가... 약을 올리는 투로 윙크를 했다.

 

 

  ☆ 버스기사

 

 

  아까부터 중년남자가 아가씨를 추근대는걸 봤다.

  같은 남자지만 개새끼다. 그새끼는 버스카드도 희안하게 댔다.

  머리를 카드 기계에다 댔다. 그랬더니 삐 소리가 났다.

  가발속에 카드를 넣고 다니나 보다. 그래도 중년새끼는 양반이다.

  어떤놈은 구두를 벗어서 발바닥을 카드 기계에다 댄다.

  또 어떤 년은 가슴을 카드 기계에다 댔다.

  살다살다 별 그지같은 꼴을 다 봤다.

  얼릉 이걸 때려치던가 해야겠다.

 

 

 

 

 

 

  ☆ 아가씨

  새로 발령받은 회사에 첫출근을 했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상사에게 인사하러 갔다.

  상사는 회전의자에 앉아 먼산만 보고 있었다.

  유리창에 반사된 상사를 보니 아까 그 중년남자였다.

 

 

 

 

 

  ☆ 중년남자 


 

  아까 추근댄 아가씨가 우리 회사에 오다니...

  무조건 안면몰수 했다.

 

 

 

 

 

  ☆ 아 가 씨

 

 

  잘하면 내일 짤리겠다.

  아니 오늘 짤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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