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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현진건 집터, 경매 나왔다

바람아님 2015. 6. 19. 08:45

이데일리 2015-6-16

 

조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과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인 현진건이 각각 살았던 집터가 법원경매시장에 나왔다.

16일 경매전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 5개 필지(319의4·325의1·325의2·348의4·322의 7)가 이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 처분된다.

 

이 중 319의 4는 안평대군의 집터이고, 325의2는 현진건의 집터다. 나머지는 두 집터에 붙어있는 대지다. 경복궁 서쪽에 있는 이들 집터는 아래 위로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5필지의 땅 1721㎡와 안평대군 집터에 있는 기와집 108㎡이 경매 대상이다. 모두 민간인 J모씨 소유이며, 감정가격은 42억4477만원이다.

 

△경매로 나온 서울 종로구 부암동 안평대군·현진건 집터. 사진 속 기왓집은 안평대군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현 주인의 채무액이 34억원에 달해 경매가 중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하고 있다.

안평대군 집터 한쪽의 큰 바위에는 안평대군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무계동(武溪洞)’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안평대군이 수양대군에 의해 역모로 몰려 사약을 받고 죽은 후 폐허로 변했다. 지금은 후대에 지은 낡은 한옥 한 채가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도 있다.

 

이 집 바로 아래에 있는 공터는 현진건의 집이 있던 자리다. ‘운수 좋은 날’ ‘빈처’ 등으로 유명한 현진건이 말년에 이곳에 살면서 작품을 썼다. 집터 한쪽의 우물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솟고 있다.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안평대군 집터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로 지정돼 있다”며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아 개인적 목적으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영 (grassd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