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15-9-28
“아유, 괜찮아요! 그렇게 불편하지도 않아요….”
입 벌린 공안을 앞에 두고 할머니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속으로는 혹시라도 아들이 처벌받을까 봐 두려운, 어머니로서의 마음이 동한 것으로 보였다.
지난 25일 중국 시나닷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장시(江西) 성에서 허베이(湖北) 성으로 향하던 차량 한 대가 공안 단속에 걸렸다. 교통단속 중이던 공안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검문을 위해 차를 세웠다가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앞쪽에는 운전자와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앉았다. 뒷좌석은 두 사람의 자녀 몫이었다. 그런데 트렁크문을 연 공안은 화물이 놓여야 할 자리에 한 할머니가 앉은 것을 발견했다. 운전자의 어머니였다.
운전자 류씨는 아이들을 편히 앉히려 어머니를 트렁크에 앉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할머니는 아들이 처벌받을 거라 생각했는지 도리어 공안에게 “불편하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할머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이 탄 연금을 모두 쏟아 차까지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 차를 선물했는데도, 류씨는 오히려 어머니를 편히 모시지는 못할망정 갑갑한 트렁크에 타도록 지시한 셈이다.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이들은 “어떻게 어머니를 트렁크에 타라고 할 수 있느냐” “아이들이 부모를 보고 뭘 배우겠느냐” “같은 중국인으로서 창피하다”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류씨가 벌금을 냈는지 아니면 다른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시나닷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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