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日 미사일, 美에서 시험발사..남다른 동맹

 SBS 2015-11-16

 

최근 몇몇 해외 군사 전문지가 “일본이 새로운 미사일을 미국에서 시험 발사했고 목표물을 100% 요격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요즘 무력 강화에 여념 없는 일본이 미사일을 다듬고 개발하는 것은 별 뉴스가 아닌데 미국에 가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점이 묘하게 다가왔습니다.

 

일본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추-샘 카이(Chu-sam Kai)입니다. 적의 초음속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시험 발사는 지난 여름 미국 뉴멕시코주 남부의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시험 발사장에서 진행됐습니다. 가공할 지대공 미사일은 아니지만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본의 요격 미사일을 미국에서 시험 발사한 광경은 미일 동맹의 무게를 짐작케 합니다.

 

 

 

● 미국에서 일본 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

일본의 추-샘 카이는 최대 사거리 50㎞, 요격 고도 10㎞ 이상의 지대공 미사일입니다.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 중 저고도 담당입니다. 이동형 발사대는 마하 2.5로 비행하는 미사일 6발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추-샘 카이의 이동형 레이더는 한꺼번에 100개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고 그 가운데 12개의 목표물을 골라 요격할 수 있도록 추적합니다.

 

일본이 낡은 미국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1990년대 개발한 미사일입니다. 우리로 치면 현재 개량중인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M-SAM급으로 보면 됩니다. 이런 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에서 실제 초음속 발사체를 날려 요격하는 시험을 했습니다. 요격 대상으로 쓰인 것은 GQM-163A 코요테 초음속 표적입니다. 모양도 보통 미사일과 다름 없고 비행 속도도 음속입니다.

 

추-샘 카이는 GQM-163A를 포함한 10개의 비행 목표물을 모조리 요격했다고 미 육군은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해외 군사 전문지들은 “일본 미사일 시험 발사, 100% 요격 성공”이라며 주요 뉴스로 다뤘습니다.

 

● 묵직한 미일 동맹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시험 발사장은 8,300㎢ 넓이로 미군의 가장 넓은 군사시설입니다. 사거리 수천 ㎞짜리 미사일의 시험 발사는 주변국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실시할 수 있는 넓이입니다.

 

우리 군은 서해의 안흥 시험장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데 사거리 500㎞ 이상 미사일은 시험 발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사일이 떨어지는 지점이 자칫 영해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육지는 비좁고 바다는 주인이 명백하니 함부로 시험발사를 못합니다. 미국이 넓디넓은 발사장을 빌려줬으니 일본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입니다. 미일 밀월의 수준이 이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마냥 부러워 할 일만은 아닙니다. 미국은 이번 시험 발사로 추-샘 카이의 속살을 대충 봤을 것입니다. 좀 부족함이 있어도 우리 영토, 영해, 영공에서 우리 무기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