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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하는 괭이갈매기의 천국 왜?

바람아님 2013. 5. 31. 14:37

 시름하는 괭이갈매기의 천국 왜?

    

전남 영광군 칠산도는 지금 항구의 청소부, 어군탐지기라는 별명을 지닌 괭이갈매기 수십만 마리가 날아들어 화려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영광 법성포에서 20km, 계마항에서 17km쯤 떨어져 있는 군도 칠산도(七山島). 영광 낙월면 송이리에 속하는 섬으로 무인도다. 사람이 없는 곳에 15년 전부터 괭이갈매기들이 터줏대감으로 들어섰다.
 
국내 최대의 괭이갈매기와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새들의 번식지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389호로 지정된 칠산도는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해방된, 천적이 없는 괭이갈매기의 왕국이다.


↑ ▲ 칠산도 괭이갈매기 수만 마리가 하늘을 뒤덮으며 날고 있다.

↑ ▲ 갓 부화한 괭이갈매기 새끼.

↑ ▲ 괭이갈매기가 갓 깨어난 새끼를 품고 있다. 어미 품을 벗어나면 강렬한 햇빛 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 칠산도가 괭이갈매기의 배설물로 산성화된 토양으로 식물들이 죽는 등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 ▲ 식물들이 죽는 등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밀사초 몇 포기만이 남아있다.

↑ ▲ 식물들이 죽는 등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는 가운데 맨땅에서 굴러온 알들이 여기저기 부패돼가고 있다.

↑ ▲ 안식처에서 밀린 괭이갈매기가 암반 낭떠러지에 알을 낳았다. 새끼가 태어나면 자칫 바닷가에 뒹굴지 않을까 염려된다.

 

섬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초긴장이다. 바위와 맨땅 위의 알과 갓 깨어난 새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는 어미 품을 잃은 새끼들의 사체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알 또한 맨 땅위를 굴러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천적 없는 괭이갈매기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대자연의 섭리이다.
 
칠산도는 괭이갈매기의 분비물과 토양의 부영양화, 산성화로 나무가 사라져가고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지만 국가적 지원 등이 없어 날로 심각하다. 희귀 철새들의 보금자리 보전을 위해 배설물에 강한 식물종을 개발해 식재하는 등 식생복원 대책이 시급하다.
 
섬의 정상부에 몇 그루 안 된 3-4m의 예덕나무와 보리수나무, 땅위에 몇 포기 남은 밀사초 등의 식물이 되살아나 편안하게 알을 품고 새끼를 길러 화려한 날갯짓이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