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美 블링큰 "中, 한반도 통일에 매우 초조해 한다"

바람아님 2016. 2. 21. 00:55

조선일보 : 2016.02.20 02:53

[北 핵·미사일 파장]
방송 인터뷰서 밝혀… "중국, 北 무너져 완충지대 잃을까 걱정"
"유엔 논의중인 對北제재 결의안… '진짜 이빨' 있는 초강력 내용 담아"

-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
"사드는 사드, 제재는 제재… 흥정하듯 주고받을 사안 아니다
중국, 안보리 결의 받아들일 것"

토니 블링큰 사진

토니 블링큰〈사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7일(현지 시각) PBS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극도로 싫어하느냐'는 질문에 "한반도 통일에 대해 매우 초조해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중국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성(stability)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너무 강하거나 과하게, 또는 너무 빨리 압박하면 정권의 위기를 가져오고, 그게 한반도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특히 북한이 무너져 그걸 계기로 중국으로 난민이 몰려오고, 결국 (미국과 관계에서) 전략적 완충지대(buffer)를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에는 찬성할 것으로 봤다. 그는 "유엔에서 논의 중인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은 '진짜 이빨이 있는(with real teeth)'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 단순히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거나 반대하지 말라가 아니라 동참을 촉구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을 짜낼 수 있는(squeeze) 많은 영역이 있다"고 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18일(현지 시각)에는 방미 중인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를 열어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용 등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북한이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하는 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국제사회가 단합된 압박을 통해 북한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과거보다 더 나아간 강력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이 가까운 장래에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가 실효성 있는 강력한 유엔의 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합당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 당국자는 사드 배치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사드 도입 등은 안보와 국익의 필요성이 판단 기준이고,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와 사드 문제를 연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사드 배치는 중국과 (흥정하듯) 주고받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과 당분간 대화를 유예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블링큰 부장관은 "우리는 같은 게임을 또다시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우선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금까지 대북 정책은 북한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하는 두 축이었는데, 이제는 기조를 압박 쪽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데 한·미 양국의 공감대가 있다"며 "핵과 미사일 개발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