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달릴 뿐이다. 내 조국 에티오피아가 시련을 이겨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 "
1960년 9월10일 로마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낸 비킬라 아베베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35~1941년
조국을 강점했던 이탈리아의 수도 한복판에서 승리의 함성을 터뜨렸다. 51년 전 오늘이다.
해발 3000m 고지대에서 소를 치는 목동이었던 그는 맨발로 42.195㎞를 완주, '맨발의 기관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생 공식 마라톤대회에 15번 참가, 12번 우승했다. '흑인은 결코 장거리를 달릴 수 없다'는 서구학자들의 주장이
편견에 불과했음을 입증했다.
1969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다.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게는 두 팔이
있다"며 장애인 경기에 도전했다. 1970년 노르웨이 스탁멘더빌휠체어게임(패럴림픽의 시초)에서 눈썰매크로스컨트리,
양궁,탁구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3년 뇌출혈로 숨진 아베베.뉴욕로드러너스클럽(NRRC)은 그를 기려 1978년 '아베베 상'을 제정했다. 1987년
손기정 선수가 이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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