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産業·生産·資原

[동서남북] IT창업 5인방, 4차산업 혁명에 앞장서야

바람아님 2016. 4. 25. 16:40

(출처-조선일보 2016.04.25 우병현 조선비즈 취재본부장)


우병현 조선비즈 취재본부장 사진기계와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4차산업 혁명을 앞두고 한국 산업계가 리더십의 진공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노동개혁·산업 구조조정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기 쉽지 않다. 

또 SK·효성·대림 등 일부 대기업의 리더들은 크고 작은 흠결을 노출한 탓에 제 목소리를 내면서 

산업계를 대변하기 어렵다.

4차산업 혁명과 같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계 리더십을 채워줄 수 있는 후보군은 1990년대 

IT 스타트업을 만들어 스스로 부를 일군 김택진(엔씨소프트)·김정주(넥슨)·이해진(네이버)·이재웅(다음)·

김범수(카카오) 등 이른바 IT 창업 스타 5인방이다. 

이들이야말로 한국에서 4차산업 혁명 관련 최고의 지식과 비전을 갖고 있다. 

김정주와 김택진은 한국을 게임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 월드클래스 스타다.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가 게임 개발에서 인공지능 실력을 키운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야말로 한국 인공지능 산업의 보배다. 

이해진과 김범수는 모바일 메신저를 세계화하면서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재웅은 미국발 공유경제 트렌드를 먼저 읽고, 차량 공유기업을 만드는 등 새로운 혁신산업을 키우는 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5인방은 모두 기자회견, 대중 강연 등 공개 활동을 극도로 꺼리는 '은둔형' 경영자다. 
더욱이 이들은 함께 만나 미래 비전을 공개적으로 토론한 사례도 없다. 
이런 스타일 탓에 이들이 4차산업 혁명을 어떻게 보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

반면 미국의 IT 창업 스타들은 대부분 자기 생각을 어디에서든지 당당하게 밝히는 개방형 스타일이다. 
알리바바 마윈, 샤오미 레이쥔 등 중국 IT 창업자들도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빅 이슈마다 기업의 비전을 
뚜렷하게 밝히고 대유행을 이끈다. 태평양 양안(兩岸)에서 활동하는 IT 창업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투자와 언론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관심 대상이다. 이들의 비전과 행보에 따라 4차산업 혁명의 향배가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IT 창업 5인방의 은둔 스타일은 수사(修辭)에 약한 공대생 특유의 캐릭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을 은둔하게 한 것이 혹시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한국 특유의 사회적 분위기 탓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실제 '애들 코 묻은 돈으로 돈 벌었다' '뉴스를 훔쳐 돈 벌었다' '통신회사 망가뜨리며 무임승차했다' 등 
기존 산업계의 비판적 시각이 5인방을 무대 뒤로 숨게 한 면이 있다.

5인방은 어느덧 40대 후반에 이르렀다. 
차세대가 아니라 현 세대 리더로서 산업화 시대 이병철과 정주영처럼  한국산업계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스스럼없이 모여 미래 기술 혁명을 이야기하고, 한국 산업계가 해야 할 일을 마음껏 떠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5인방도 더 이상 무대 뒤에 숨지 말고 IT 산업계 후배 창업자들을 이끌고 기존 재계 3, 4세 리더들과 
경쟁하면서 한국 산업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