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등 극단적 레토릭..방위비 분담금 압박은 커질 것
파격적인 대(對)한반도 외교정책 공약을 외쳐왔던 트럼프가 "설마" 대통령이 되겠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크고작은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공화당 대선 경선을 주관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유력 경선 라이벌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이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한 직후 트럼프가 사실상 최종 대선 후보라고 선언하며 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이로써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사실상 미국 양대 대선주자로 확정됐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안보정책 전반의 큰 변화를 감수할 듯하다.
트럼프가 최근까지 했던 한국 관련 발언은 한마디로 '미국이 왜 잘사는 한국을 보호해야 하는가'로 정리된다.
트럼프는 지난3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주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국가"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함선과 항공기를 보내고,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에) 하는 것만큼 공평하게 보상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체 비용 중 겨우 일부분만 돌려받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펼칠 외교 안보정책에 관해 설명하면서 "만약 미국이 지금과 같은 '약한(weakness)'노선을 취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자신들의 핵을 개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등 한국의 안보에 개입해야 할 의무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한국의 단독 핵무장 등으로 한국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제공했던 확장억제수단이 필요 없다는 논리이며, 미국의 대(對)한국 방위공약을 무력화한 것이다.
다만 이는 트럼프가 한국 정부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기 위해 동원한 일종의 '수사'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미국 대통령 단독으로 백지화할 수 없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인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경우 누구보다 미국의 손해가 크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크지 않다.
그러나 한국측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의 증액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미국은 겉으로는 한국이 적절한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 강국인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논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테이블에서 새롭지도 않은 내용이다.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미국의 분담금 요구는 더욱 큰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집권을 계기로 그간 비현실적이라고 치부돼 왔던 한국의 핵무장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기 위해 지금처럼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할지, 핵무장 결단을 통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안보정책으로 전환해야 할지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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