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파키스탄에서 여성인권 신장을 외치던 발로흐가 15일 밤 또는 16일 새벽 펀자브주 물탄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지경찰은 “그의 오빠 ‘무함마드 와심’이 발로흐가 자는 중에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부모로부터 확보했다”고 전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발로흐는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의 여성 제약에 맞서 “여성이 당당하게 나서야한다”고 주장하며 신체 노출이 많은 자신의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왔다.
그는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는 공언을 하는가 하면, 이슬람에서 신성한 달로 여기는 ‘라마단’기간에 “호텔방에서 성직자와 함께 음료와 담배를 즐겼다”고 고백하는 등 돌출적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발로흐의 용감한 행동은 전세계에 알려지며 큰 지지를 받았다. 팔로워는 4만 명 이상이고, 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는 70만 명이 넘는다. 반면 파키스탄을 비롯해 많은 이슬람 국가의 보수주의자들부터 살해 협박을 받아 왔다.
피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 무렵에도 발로흐는 “그만두라는 협박을 아무리 받더라도 나는 싸울 것이며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결국 발로흐는 가장 가까운 친오빠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오빠 무하마드는 살해 직후 종적을 감췄으나 16일 오후 늦게 경찰에 체포 됐다.
무하마드는 “동생이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혀 참을 수 없었다”고 경찰에 혐의를 인정했다.
발로흐의 사망 소식에 세계의 많은 네티즌들이 애도와 함께 명예살인을 자행하는 이스람 사회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발로흐는 학대당하고 지배 받는 여성들을 일깨운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은 1096명에 달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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