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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中 정상 남중국해 충돌.."판결 이행하라"vs"제3자 빠져라"

바람아님 2016. 9. 8. 23:52
연합뉴스 2016.09.08. 16:30

라오스 아세안정상회의서 대립…中 스카보러 인공섬 조성 여부 '새 불씨'

中 부인 속 미 해군, 순찰 검토…군사적 긴장 재고조 가능성


미국·일본과 중국 정상이 남중국해를 놓고 충돌했다.

7일 막 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의 의장 성명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중재 판결을 거론하지 않아 중국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들 강대국의 막판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매립, 인공섬으로 만들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긴장이 다소 고조되고 있다.

라오스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중재 판결은 법적 구속력이 있으며 영유권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7월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중재를 신청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국은 수용을 거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판결이 국제법적 효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중국에 판결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이날 오후 아세안 국가와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총 18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중국에 PCA 판결 수용을 압박하는 공동전선을 펼칠 것을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전날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계속되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남중국해 당사자들이 국제중재 판결을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EAS에서 남중국해는 중국의 고유 영토로 주권과 해양 권익은 어떤 상황에서도 중재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리 총리는 중·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제3자의 개입 반대를 명확히 했다.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은 아세안과 함께 (제3자의) 간섭을 없애고 남중국해 문제를 제대로 다룰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일본과 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인 스카보러 암초가 영유권 분쟁 악화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스카보러 암초 주변에 준설선과 해경선을 포함한 10척의 중국 선박이 출현했다며 7일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필리핀은 중국이 인공섬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주필리핀 중국 대사를 소환해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과 남중국해 공동 순찰을 벌이는 미 해군이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 대한 순찰을 검토 중이라고 미 군사전문매체 네이비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직 인공섬 조성에 착수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중국도 스카보러 암초 주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미해군이 순찰에 나설 경우 무력 대립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은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서 필리핀 어민들의 조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거부하고 있다. 일부 필리핀 어선이 PCA 판결 직후 이 해역에 접근하다가 중국 해양 경비정들에 의해 쫓겨났다.


스카보러 암초는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거점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 북부 수비크 만에서 약 220㎞ 떨어져 있다. 중국이 이 암초를 인공섬으로 만들고 군사시설을 설치하면 미국에 전략적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