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09.18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북핵에 대한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뿐
단순해 보이지만 무서운데다 말 많은 핵폭탄과 달리 주변국 반대 벗어날 수단 많아
열강에 맞서 결단만 한다면 독자설계한 장보고-Ⅲ 3번함을 2024년 원잠으로 만들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정신 상태가 통제 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일 3개국 순방을 마친 뒤 열린 청와대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 한 말이다.
같은 날 박 대통령은 라오스에서도 북한 핵실험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광적(狂的)인 무모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 상태가 통제 불능'에 '광적인 무모함'을 고루 갖춘 사람을 표현할 말은 광인(狂人),
즉 '미친놈'밖에 없다.
우리 정치사에서 북한의 수령을 이렇게 표현한 대통령이 박 대통령 이전에 딱 한 명 있었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다.
그는 정확히 40년 전인 1976년 8월 18일 그렇게 말했다.
그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미루나무를 자르던 유엔군과 국군 장병에게 북한군 30여 명이 도끼를 휘둘렀다.
2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대통령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사흘 뒤 한·미 양국 군이 완전 무장하고 미루나무를 자르는 모습을 북한은 겁먹은 표정으로 지켜만 봤다.
그 후 40년간 우리는 북한 도발에 뒷걸음질만 해왔다.
엄포를 놓다 미군 항공모함이나 폭격기로 '쇼'를 한 뒤 망각하는 수순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됐다.
박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몽둥이를 못 들고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유약해서가 아니라
입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12일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에서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없다.
대안 없이 사드에 반대하는 '퍼주기 주역'들의 대북 특사 요구를 받는 것은 국군 총사령관의 자세가 아니다.
북한의 10㏏짜리 폭탄 한 방에 서울에서만 20만~40만명이 죽는다.
그런 마당에 '여·야·정 안보 협의체'를 열자는 야당 주장은 안이함의 극치다.
야당은 안보를 노사정(勞使政) 협상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게 허망한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도 회담 뒤 비판은 대통령에게만 쏟아진다. 그 이유를 대통령도 알고 국민도 안다.
그렇다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바라보며 냉소만 짓는다면 대한민국은 누가 지켜준다는 말인가.
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면서 핵 개발에 매진했다.
그새 우리 대통령들은 조연 역할에 충실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에 반대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에 5억달러를 헌납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북한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다"며 국민의 기운만 뺐다.
북핵 위기에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처방이 쏟아지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취할 현실적인 1차 대안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원잠(原潛)은 무협지식 표현을 빌리자면 '너 죽고 나 죽자'는 동귀어진(同歸於盡), 즉 '물귀신' 같은 무기다.
단순 무식해 보이지만 이것만큼 무서운 무기도 사실 없다.
서해에서 우리 원잠이 몇 달간 숨어 있다면 평양의 김정은은 꿈자리가 뒤숭숭해 살이 쪽 빠질 것이다.
중국·일본도 두려워할 원잠은 2012년부터 2~3년 간격으로 세 척이 건조될 예정이었다.
2003년 6월 2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된 '362계획'대로라면 2번함이 취역했고 3번함이 완공 단계였을 것이다.
북한은 '핵 종합 세트'의 마지막 단계로 원잠을 만들어 거기 핵탄두가 달린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것이다.
우리가 배고픈 늑대에게 먹히는 배부른 돼지 신세가 되는 날이다.
그때 종북 세력들이 "항복하자" "함께 살자"고 선동하면 대다수가 노예의 행렬에 줄 설 것이다.
'최후의 그날'이 앞으로 8~10년 남았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2024년 우리가 독자 설계한 '장보고-Ⅲ' 3번함을 원잠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원잠은 핵폭탄과 달리 주변 국가의 반대를 벗어날 수단도 많다.
대통령이 열강에 맞서 결단만 한다면 자주국방을 위한, 노무현이 못한 것을 박근혜가 이룬 '위대한 불통(不通)'이 될 것이다.
[e-무기]北 SLBM 잡는 핵잠수함…참여정부서 추진하다 중단 (이데일리 2016.08.28) | ||||||
'돌고래' 국내 독자 개발 후 잠수함 건조기술 비약적 발전 독일기술 도입해 '장보고함' 건조, 1800t급 '손원일함' 개발 국내 최초 잠수함 독자 설계 및 건조 사업 '장보고III' 추진 현 잠수함으론 SLBM 대응 한계, 무제한 수중작전 가능한 핵잠 필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현실화 함에 따라 우리 군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잠수함이 은밀하게 움직여 기지를 빠져나와 기습적으로 SLBM을 발사하면 이를 방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적 기지를 24시간 감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논리다. 우리정부는 앞서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인 지난 2003년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했으나 연료인 농축우라늄 확보 문제와 미국 등 주변국의 반대로 중단 한 바 있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은 209급의 장보고함급(사업명 장보고Ⅰ)과 214급의 손원일함급(장보고Ⅱ) 등이다. 현재 해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장보고-Ⅲ Batch-1(1∼3번함) 건조에 이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장보고-Ⅲ Batch-2(4∼6번함)를 건조할 계획이다. 아직 7번함의 건조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 7번함부터는 원자력 추진체계 기반의 잠수함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우리 군이 최초로 보유한 잠수함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 개발한 ‘돌고래’함이다. 하지만 1983년 취역한 돌고래함은 200톤급 미만의 잠수정으로 전투함으로서의 역할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해군은 1982년부터 ‘잠수함 획득 연구회’를 발족해 잠수함 확보에 나섰다. 첫 잠수함 확보 사업인 장보고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 군은 1987년 독일 호발츠베르케-도이체(HDW) 조선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첫 번째 1200톤급 잠수함을 들여왔다. 2번함은 대우조선해양이 독일에서 갖고 온 부품을 통해 국내에서 조립해 건조했다. 3번함부터는 부품에서 건조까지 모든 제조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같은 건조기술을 기반으로 2011년 기존 장보고함을 개량한 1400톤급의 잠수함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우리나라가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가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군은 중형급 잠수함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독자적인 잠수함 설계 및 건조 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장보고Ⅱ 사업이 시작됐다. 기존 독일 업체의 설계를 기반으로 1800톤급 손원일함 건조를 시작한 것이다. 손원일함급 잠수함은 현재 5번함까지 작전 배치된 상태며 내년까지 총 9번함까지 건조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현재 우리 군은 국내 최초로 독자적으로 건조 뿐 아니라 설계까지 하는 3000톤급 중대형 잠수함 개발 사업인 장보고-III를 진행하고 있다. ◇現 해군 잠수함, 추진체계로 잠항시간 한계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보고함(209)급 잠수함과 손원일함(214)급 잠수함은 추진체계가 다르다. 장보고함급 잠수함은 디젤-전기 추진체계 잠수함이다. 디젤 엔진을 가동해 발전기를 구동시키고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추진모터를 작동하는 잠수함이다. 디젤-전기 잠수함은 잠항 중 충전된 전기를 다 사용하면 흡기통을 물위로 내놓고 엔진을 다시 가동해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 이 과정을 ‘스노쿨’이라고 하는데 디젤 잠수함은 일정 간격으로 스노클 과정을 통해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 문제는 스노클 과정에서 잠수함의 함교탑 부분이 물 위로 노출되고 열과 소음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 등에 발견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손원일함급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 기반이다.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의 약점인 잠항 지속시간을 향상시킨 잠수함이다. 잠수함 내에 저장된 산소와 연료를 사용해 수중에서 축전지 충전 및 추진에 필요한 전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축전지의 충전을 위한 스노클 과정이 필요없다. 이 AIP 시스템을 탑재하면 잠항지속시간을 2~3주 정도 연장시킬 수 있다.
이와는 다르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잠항지속시간에 거의 제한이 없다. 고농축 우라늄을 핵분열하면 고온에 의한 증기가 발생한다. 이 고온고압의 증기로 터빈을 회전시켜 추진하는 원리다.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퇴역 시까지 연료 교환이 필요없다. 잠항시간이 무제한이라는 의미다. 적재 식량의 제한과 승조원들의 정신적인 한계만 아니라면 원하는 기간만큼 잠항할 수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보통 1~2개월 가량 물속에서 나오지 않고 작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기조에 따라 소수의 핵 보유국을 제외하고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정도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지난 2003년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사업인 일명 ‘362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참여정부는 당시 4000톤급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다 포기했다. 농축우라늄 확보의 어려움과 원자로 소형화 등의 기술적 한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게 돼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는 20∼90%로 농축된 우라늄이 원료로 필요하다. 하지만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한·미 원자력협정에서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어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SLBM에 맞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여론을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당장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그래픽> 장보고-Ⅲ 잠수함 예상 제원 (서울=연합뉴스 2016.0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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