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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전략무기 상시배치?… 불가능한 일에 김칫국 마신 격

바람아님 2016. 10. 24. 09:31

(조선일보 2016.10.24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국방부 간부들은 2년에 한 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미 워싱턴을 방문하고 귀국 직후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회담 성과를 설명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엔 방미단이 지난 22일 귀국했지만 23일 오후 현재까지 설명 계획이 없다고 한다. 

회담 성과를 홍보하기 여념이 없었던 예년과 달리 현재 국방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미군 전략 자산(전략 무기) 상시(常時) 순환 배치 합의 실패에 따른 여파다.


과연 우리 정부가 희망하는 대로 미 전략 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가 가능하기는 한 걸까. 

순환 배치가 거론되는 전략 자산은 핵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전단(戰團) 등이다. 

미 핵추진 잠수함 중 동해 등 한반도 출동을 자주 할 수 있는 것은 공격용 잠수함(SSN)과 순항미사일 탑재 잠수함(SSGN)이다.

문제는 이 잠수함들에는 유사시 북한에 핵 보복을 할 수 있는 핵무기가 없다는 점이다. 

군 소식통은 "미 해군의 핵탄두 탑재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몇 년 전 모두 퇴역했다"고 말했다. 

미 이지스함도 마찬가지다.


한·미 해군 연합훈련 '2016 불굴의 의지'에 참가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2000t급)가 

16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길이 332.8m, 폭 76.8m, 높이 63m 규모이며, 해군 전투기 FA-18(슈퍼호넷), 공중조기경보기, 

헬기 등 총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승조원 5500여 명이다. /뉴시스


이에 따라 우리에게 유용할 순환 배치 전략 자산은 전술 핵폭탄 등을 투하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탑재 함재기가 

꼽힌다. 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로 출동해 비행한 뒤 복귀하려면 기름값 등 비행 비용이 적지 않다. 

지난 2013년 B-2 스텔스 폭격기 2대가 미 본토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해 비행하는 데 60여억원의 돈이 들었다고 한다. 

폭격기를 수주일 이상 주한 미 공군기지에 배치하려면 임시 격납고 등 지원 시설과 인력 비용이 들어간다. 

항모 전단의 경우 7~8척의 함정이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더 엄청난 돈이 든다. 

전례에 따르면 이 비용은 모두 미국 부담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전략 자산 운용 계획도 바꿔야 한다. 

미 전략 자산의 수시 출동(임시 배치)은 가능하지만 365일 상시 순환 배치는 불가능한 이유들이다.


이번 '전략 자산 상시 순환 배치 소동'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미국에만 기대서는 안 되며, 

우리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