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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찔린 중국..트럼프 '대만 정책' 의도 파악 총력전

바람아님 2016. 12. 13. 00:01
연합뉴스 2016.12.12 16:01

中정부 '신중론' 속 싱크탱크 학자들 대거 미국행
'보커스 美대사라도 만나자' 中관리 요청 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의 급소인 대만 문제를 취임도 하기 전에 공격적으로 꺼내 들자 중국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을 비난하지 않고 있으나 중국 학자들을 대거 미국에 보내는 등 트럼프 진영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을 동원해 트럼프 진영에 미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를 뒤집을 경우 엄청난 보복을 하겠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개의치 않고 대만과 관련해 벌써 세 차례나 문제성 발언을 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가 중국과 관련해 대만 문제를 활용하려는 생각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에 이어 대만 관련 발언을 자신에 트위터에 올리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또다시 대만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아 중국의 반발을 산 데 이어 트위터에 "미국이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를 파는데 나는 축하 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은 참 흥미롭다"고 반박했다. 지난 1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미국 정부가 37년간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역 문제와 북핵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해 논란이 한층 커졌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대만 발언을 했을 때만 해도 대만 문제를 경제 분야와 연계했는데 이번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북한 문제, 남중국해 문제까지 연계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발언이 실제 이어질 경우 중국이 대만 문제를 현상 유지하기 위해 남중국해,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 요구를 좀 더 들어들 수도 있겠지만 중국이 트럼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경우 북한에 대해 덜 협조하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면서 "아무튼 누구도 건들지 않던 대만 문제를 현재 트럼프가 직격탄을 날리듯 물고 늘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파악이 끝나지 않았고 아직 취임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비난하는 것은 삼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왕양(汪洋)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워싱턴에 상무연합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정작 뉴욕을 들러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에 대해 관망 중이며 최근 싱크 탱크 등 학자들을 중심으로 미국으로 가서 미국 학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워싱턴과 뉴욕의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중 갈등으로 잘 만나주지 않았던 중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서로 접촉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속내 파악에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9일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친한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미국대사로 지명했다며 기대를 표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정책이 불확실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다.

어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발언이 적극적인 고려에서 나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참모진 등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말이라 그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처럼 중국 학자들 또한 의견이 갈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솔직히 중국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다 보니 트럼프 진영의 친중 학자나 친중 싱크 탱크 등에 대한 파악이 아직 안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중국 정부가 트럼프 진영에 누구를 접촉해야 할지 아직 신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트럼프가 취임해서 한 말들이 아니니 현재 직접 트럼프를 자극할 필요는 없으며 확대해서 좋을 게 없다는 게 중국의 생각인 거 같다"면서 "취임해서도 이럴 경우 중국은 트럼프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차이잉원 총통을 치는 등 약한 고리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에 꺼내들 수 있는 보복 카드에 대해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농산물과 중국이 공공연하게 말했던 보잉사의 항공기 수출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을 통한 보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