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성공의 조건 1부 ③ / 1조 스타트업 키운 CEO 140인 경력 분석해보니 ◆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총장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며 "우리나라에서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이유는 잘 먹고 잘사는 기득권층에 보내기 위해서지만 실제 성공하는 기업가는 자신만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학문을 융합·활용한다"고 평가했다.
분석 결과 이들 140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유니콘 기업을 창업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이 기간에 대학원 교육을 받거나 개별 직장에서 직무교육을 받으며 혁신을 키웠다.
가령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 '옥타' 창업자인 토드 매키넌은 브리검영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 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받은 융합 경력 소유자다. 1995년 졸업 후 피플소프트, 세일스포스닷컴, 페이스북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회사에서 경영과 컴퓨터공학을 접목하는 작업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사진 공유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핀터레스트의 창업자 벤 실버먼은 취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재산을 덧붙여 나간 케이스다.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실버먼은 취미가 곤충 수집이었는데, 졸업 후 컨설팅회사와 구글에서 광고 관련 디자인 매니저로 일하면서 사진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고, 결국 이미지가 갖고 있는 사회적 파급력에 집중해 핀터레스트를 창업했다. 대학에서 기술 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고교 때 전미 50여 명만을 선발해 MIT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는 리서치사이언스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력이 있다.
인도의 '아마존' 또는 '알리바바'라고 불리는 '스냅딜' 창업자 쿠날 발 역시 이종결합 교육을 이수한 인물이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제조공학과 마케팅 전략을 동시에 이수했다. 또 노스웨스턴대에서 마케팅 관리 프로그램 과정을 이수한 뒤에 마이크로소프트(MS)에 입사해 개발자로 일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7년 온라인 신용등급 관리 업체 크레디트카르마를 설립한 켄 린은 보스턴대에서 경제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컨설팅회사 등을 거쳐 금융위기에 필요한 기업을 설립했다.
국내 상황을 돌아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기술인력이 부족하자 뜬금없이 초등학교 코딩 교육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비등하고 있지만 이는 대증적 처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일 뿐이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소프트웨어학과를 확충하거나 교육 시간을 늘리는 단편적 대책만 세우고 있다"며 "생각의 힘을 바탕으로 융합과 응용교육을 덧붙여 나가는 교육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가르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과 협력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문·이과는 기성세대 편의성 때문에 이뤄지는 구분일 뿐"이라며 "한 사람의 적성과 가능성을 어떻게 이과·문과라는 틀로 나눌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만 잘 안다고, 경영만 잘 안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고 했다.
융합형 과학모델 교과서 개발사업단장을 역임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세상은 문과형·이과형 인재를 원하지 않는데 한국만 점점 그런 칸막이가 심해진다"며 "요즘은 자립형사립고 설명회에서 담당 교사가 '1학년 때부터 문과·이과를 나눠서 가르치라'고 주문한다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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