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아내를 얻으면 부모는 알거지가 된다.”
중국의 결혼 과소비를 일컫는 말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혼수는 이불 한 채가 고작이었다. 1980년대 이후 개혁·개방 시기에는 3전 1항(三轉一響·자전거, 시계, 재봉틀, 라디오)이 혼수의 대명사였다.
요즘은 현금으로 가져가는 지참금만 10만 위안(약 1675만원)이 넘고 각종 패물에 자동차는 물론 집까지 장만해야 한다. 양가가 분담하는 경우도 있으나, 남성 인구가 훨씬 많은 특성 탓에 신랑 쪽에서 훨씬 많이 부담한다.
최근 허난성에서는 지참금 11만 위안에 집까지 샀는데도 결혼 첫날밤 혼수가 부족하다고 따지는 아내를 남편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결혼 간소화 조례’를 발표하고 과도한 예물과 지참금 단속에 나섰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인민일보는 20일 지참금과 혼수의 지역별 특성을 알리는 지도까지 만들어 보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일부 지역에서는 ‘만자천홍일편록’(萬紫千紅一片綠)이 유행하고 있었다. 지참금으로 자줏빛 5위안짜리 지폐 1만장과 붉은색 100위안짜리 1000장, 녹색 50위안짜리 1장을 이용해 화려한 꽃다발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액수는 15만 50위안에 이른다.
허베이성에는 ‘12345’ 혼수 방식도 있었다. 정원 하나, 건물 두 채, 100위안 지폐 3근(1500㎏), 4륜차량(승용차), 신랑 부모 50세 이하가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산둥성, 허베이성, 헤이룽장성에서는 ‘3근 3량’ 법칙이 있다. 100위안 지폐를 저울에 달아 3근 3량이 될 때까지 쌓는다는 것이다. 1근은 500g이고 1량은 50g이다. 결국 1650g의 100위안 지폐 다발을 준다는 것인데, 액수는 15만 위안에 이른다.
허난, 구이저우, 산시, 간쑤 등 농촌 지역으로 가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해 결혼 적령기 여성이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인민일보는 “이 지역에서는 딸 결혼식이 부모의 최대 재테크”라고 비유했다. 10만 위안 이상의 지참금에 집, 자동차는 물론 3금(三)이 추가된다. 3금은 금팔찌, 다이아몬드 반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뜻한다.
베이징도 지참금과 혼수품을 합쳐 20만 위안 정도가 들었고, 상하이는 10만 위안 정도였다. 그런데 대도시는 집값이 한국 돈으로 20억~30억원에 이르러 혼수품으로 아파트를 요구하면 결혼이 성사되기 어렵다.
결혼 적령기 남성이 가장 행복한 지역은 티베트였다. 이곳에는 지참금이 따로 없고 몇 마리의 야크만 혼수품으로 준비하면 됐다. 야크 한 마리 가격은 8000~1만 위안에 이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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