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관계에 정통한 선즈화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가 “북한은 잠재적인 적이고 한국은 친구일 수 있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정책을 비판한 강연 내용이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선 교수의 강연은 지난 19일 다롄외국어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선 교수는 동북아에서 중국의 발전과 주변 안정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일본 간 목표와 이익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한국 가운데 누가 중국의 적이고 친구인지를 분간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면적으로 북한과 중국은 동맹 관계이고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십년간 투쟁의 결과와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미 상황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며 “북한은 중국의 잠재적 적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가능한 친구”라고 주장했다.
선 교수는 “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의 핵개발 전략은 북·중 관계의 근본적 변화, 그리고 한·중 수교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북·중은 이미 전우가 아니며 단기간 내 북·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의 ‘친구’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한·중 수교 후 중국과 한·미 간 냉전 상태가 종료되고 역사적·문화적 교류를 바탕으로 경제·무역의 상호 보완성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 교수는 특히 “현재 중국의 사드 문제 대응에 매우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대체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중 관계의 제고는 한·미·일 동맹을 비틀 수 있는 수단인데도 (중국 외교 당국자는)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에 계속 밀어 넣고 있다”면서 “적이 우리에게 바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이에 따라 “사드 이슈에서 양측이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사드 보복과 반한 감정은 머리에서 지우고 한국의 결정에 맡겨보자”고 제안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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