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軍事·武器.安保

北 EMP 위협에.. 軍도 방호대책 추진

바람아님 2017. 9. 18. 09:17
세계일보 2017.09.17. 18:26

첨단무기·통신장비 등 일시 마비 위험 / 文대통령 "면밀 분석해 대비 태세" 지시 / 방호설비 대상 확대·EMP탄 개발 착수

군 당국이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전자기펄스(EMP) 공격에 대한 방어 대책과 우리도 북한에 대해 EMP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앞서 북한이 화성-12를 발사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최근 북한이 주장한 EMP 공격과 생화학 위협 등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군 당국은 북한 EMP 공격에 대비해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비롯한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방호대책을 마련하고, 방호설비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북한 EMP 위협에 맞서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EMP탄 핵심기술 확보와 시험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9년부터 9년 동안 EMP 관련 응용연구를 마치고 2008년 9월부터 EMP탄 시험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개발 중인 EMP탄은 핵폭탄을 사용하지 않는 비핵전자기펄스(NNEMP) 형태로 항공기를 이용해 북한 후방 지역에 EMP를 방출시키는 폭탄을 투하하거나 먼 거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목표 지점 상공에서 EMP탄을 터뜨리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핵폭탄을 사용한 EMP 공격보다는 위력이 약하기 때문에 고출력 EMP가 발생하는 EMP탄을 항공기에서 투하해 반경 1∼5㎞ 이내에 있는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파괴하는 개념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평양 소재 북한 전쟁지도부 상공에서 EMP탄이 폭발하면 통신체계가 무력화되어 북한 수뇌부와 핵·미사일 기지 사이의 교신을 제한해 핵 공격을 저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MP는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적 무기에 탑재된 전자 기기의 작동을 멈추게 하는 공격방법이다. 1950∼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이 핵실험 과정에서 핵무기를 공중에서 터뜨리면 강력한 전자기파가 발생해 전자기기를 마비시킬 수 있는 핵전자기펄스(NEMP) 현상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수백㎞ 떨어진 지역의 전선도 손상시킬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지역에 걸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 당시 사용했던 핵폭탄의 위력(50kt 이상 추정)과 맞먹는 핵폭탄을 서울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우리 군의 첨단 유도무기와 통신장비 등이 일시에 마비돼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미국의 핸리 쿠퍼 전 전략방위구상(SDI) 국장은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미국 의회 EMP위원회 조사에서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몇 년이면 북한이 EMP 기술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EMP 공격 가능성에 대해 군 당국에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 것도 북한의 EMP 공격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이 진행된 3일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하면서 EMP 위협을 부각한 바 있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