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2017.12.03. 08:30
한 번이라도 중국에 가본 사람이라면 중국 화장실에 대한 ‘충격’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악취보다도 참을 수 없는 건 칸막이가 없다는 점이다. 서로 엉덩이를 드러낸 채 볼일을 봐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베이징의 화장실 사정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시골은 칸막이 없는 화장실이 많이 있다.
중국 거의 모든 화장실 소변기 앞에는 ‘向前一小步 文明一大步'(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면 문명이 크게 개선된다)’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소변기에서 떨어져 일을 봐 변기 주변이 더럽기 때문이다. 변기 주변이 더럽기에 되도록 변기에서 멀리 떨어져 용변을 보고, 이는 또다시 변기 주변을 더럽게 한다. ‘불결의 악순환’이다.
대변의 경우, 변기의 형태는 쪼그려 쏴야 하는 재래식 변기, '앉아 쏴'를 할 수 있는 좌변기가 있다. 최근에는 좌변기로 바뀌는 추세다.
그러나 좌변기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중국인들은 다른 사람과 결과적으로 살을 맞대는 좌변기가 더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 좌변기에 올라가 용변을 본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스티커가 좌변기 화장실 곳곳에 붙어 있다.
그래도 중국은 조금 나은 편이다. 인도는 불결한 화장실마저 없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는 지금도 인구의 절반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도는 화장실 문화 자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에서 대강 해결하는 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관습이다. 깡통에 물을 담아가 큰 것을 해결하고 바로 씻기 때문에 인도인에겐 치질이 없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이런 인도에서 기념비적인 판결이 나왔다. 인도 법원은 최근 남편이 집에 화장실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20대 여성에게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결혼 5년째인 이 여성은 지난 5년 동안 동이 트기 전이나 날이 어두워지길 기다려 들에 나가 용변을 해결해야 했다.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하는 것은 인도 시골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인도정부는 2019년까지 ‘1가구 1화장실’을 목표로 대대적인 화장실 건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50~60대는 어린 시절 집에 화장실이 없어 마을 공용화장실을 이용했던 사람이 있을 것이다. 특히 달동네는 그랬다. 경제 발전으로 지금은 집에 화장실이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랬던 우리가 빠른 경제발전으로 이제는 화장실이 없는 집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화장실문화는 1인당 국민소득과 정확히 비례한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청결에 신경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청결한 화장실이 부족한 중국과 인도가 미개하다고 생각한다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일 게다.
지금은 화장실이라고 하지만 옛날에는 ‘변소(便所)’라고 했다. ‘便’은 편으로도, 변으로도 읽는다. 똥오줌을 뜻할 때는 변으로 읽는다. 대변, 소변처럼. 그러나 편안하다는 뜻일 때는 편으로 읽는다. 대소변을 잘 보면 편안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과 인도인들이 하루빨리 깨끗한 변소를 늘려 편안하게 근심을 덜어(解憂)내길 기원한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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