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의 이런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중국 측에 북한에 대한 압력 유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같은 달 25일~28일에 걸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졌다.
남북·미·중의 ‘4자회담’은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6~99년에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틀로서 개최됐지만,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고집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4국간 평화협정은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동으로 발표한 10.4 정상선언에도 ‘종전 선언’이라는 표현으로 관련 내용이 언급돼 있다.
당시 10.4 선언 4항에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전날 일본 도쿄 와세다(早稲田)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당시 남북 정상회담 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자간 평화협정 체결에 동의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답을 주지 않아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라고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시 주석의 제안에는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일본과 러시아가 제외됐다”면서 “그가 6자회담을 대신할 안보논의 틀로 4개국 간의 협의를 제안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4개국을 중심으로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시사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