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전략 목표는 한·미동맹 약화, 북핵 폐기는 부수적”
[중앙일보]
2018.11.15 14:06
미 의회 중국보고서 “미군 철수로 협상 몰고 갈 것”
北 급변사태시 대규모 완충지대 조성해 난민 방지
2035년까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미·중 충돌 경고
미 하원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캐럴린 바살러뮤 부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에서 열린 2018년 연례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밝힌 중국의 대북전략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후순위로 두고 대북제재 완화를 시작했으며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난민유입과 대량살상무기 통제 약화,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다른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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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러한 목적 달성 방법으로 “중국은 한국 전쟁의 공식적 종결을 위한 평화 조약을 지지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유예를 추구하며, 한국의 미군 감축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 전략도 자세히 언급했다. ^난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을 무력으로 봉쇄하고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 시설을 장악하며 ^미래 한반도에서 지렛대 확보를 위해 영토를 점유하는 것 등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 사이의 관계는 긴장 관계로 중국의 개입에 북한군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알 수 없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내부에 설치할 완충지대로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수적인 전망이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 50㎞이며 최대로는 평양을 지나는 185㎞ 선으로 이 지도를 보고서에 함께 실었다.
“의회는 미 재무부에 180일 안에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하라”며 “향후 제재할 수 있도록 북한과 무역에 관련된 중국의 금융 기구, 기업, 관리 명단을 기밀로 첨부하라”고 제안했다. 향후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국에 세컨더리 제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행정부의 준비를 권고한 것이다.
보고서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제기한 세 가지 시나리오도 흥미롭다.
첫째 평양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위기를 해결하는 합의 협상에 성공하는 것, 둘째 대화가 파탄나면서 북한의 현상 유지로 끝나는 경우, 셋째 협상 실패로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해 전쟁이나 압박으로 평양이 붕괴하는 경우다.
보고서는 “이들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중국의 역할은 미국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며 “대화가 실패하고 현상 유지가 계속된다면 평양에 압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중국에 인센티브와 압박을 섞어 중국이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2000년 중국의 부상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설립한 USSS 위원회는 올해 중국의 글로벌 팽창 전략, 무역 행태, 군사력 강화, 경제 발전 전략, 외교 정책 등을 망라한 525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보고서가 담은 정책 제안은 예년보다 더욱 매파적 시각에 기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고서가 중국에 대한 매파의 시각을 제공했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태를 공격하는 비난이 광범하고 초당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 주류 사이에 공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도 강하게 우려했다. 위원회는 “2035년까지 중국은 인도-태평양 모든 지역에서 미국의 작전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에 연루된 중국 국유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회색 지대’에서 강압적인 도구로 활동하는 중국 해양 경비대의 새로운 조직 구조를 철저하게 분석하라고 권유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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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中의 북한 점령 시나리오
강호원 세계일보 2018.11.15. 23:47한·당(漢唐). 중국의 극성기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한·당보다 화려한 청(淸)의 시대. 하지만 ‘한·당·청’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청은 한족과 다른 북방 여진족인 탓이다. 정통으로 삼기 힘들다. 1911년 신해혁명 때 외친 멸만흥한(滅滿興漢). 현대 중국의 뿌리는 그에 닿는다.
한과 당의 공통점은? 정복적이다. 힘은 동이(東夷) 지역으로 뻗었다. 한 무제 때에는 위만조선을 무너뜨리고, 당 고종 때에는 고구려·백제를 멸망시켰다. 신라는 모진 대당 항쟁을 거쳐 나라를 지켰다.
중국의 힘은 다시 커졌다. “중화민족 굴기”를 외친다. 힘은 어디로 뻗을까.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연례보고서,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은 완충지대를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난민 통제를 위해 국경지역을 완충지대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안이한 인식이 묻어난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런 말을 했다. “북한정권 붕괴 시 중국은 평양 이남까지 진입할 수 있다.” 더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최근 떠도는 말, “중국이 인민해방군 진출선을 청천강~함흥선으로 축소했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도 북한 땅 절반은 중국 수중에 들어간다. 내포된 다른 뜻은 무엇일까. 이전에는 “북한을 통째로 먹는다”는 생각을 했다는 의미다. 북·중 국경지대→청천강~함흥선→평양→휴전선까지 확보하는 계획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북한 점령 시나리오다. 축소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USCC의 또 다른 내용,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점령 문제를 논의했다는 증거는 없다.” 왜 이런 말을 덧붙인 걸까. 치킨 게임으로 치달았던 미·중 무역전쟁. 시진핑 주석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트럼프는 반색했다. 세계 증시는 폭등했다. 시진핑은 무슨 말을 했던 걸까. 경제 양보를 했을까. 혹시 ‘통 큰 북한 제의’를 한 것은 아닐까. 누가 알랴.
근본적인 의문 하나. 핵탄두는 북한을 지킬까. 핵을 가진 북한은 오히려 ‘도마 위 생선’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닐까. 이래저래 큰일이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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