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3.05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황순원 "카인의 후예"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고 황순원 선생이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쓴 소설 "카인의 후예"는
해방 직후 평안도에 공산당이 들어오자 순박한 민초들이 폭도로 변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농민들은 처음엔 공산당의 위세에 겁먹어서, 그러나 차츰 열성이 부족해 보여서 토지 분배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극렬하게, 그들의 옛 지주들을 규탄하고 축출한다.
파란만장했던 우리의 근대사에서 '세상이 바뀔' 때마다 우리 민족은 서로의 명줄을 끊으려 했다.
그 격렬한 증오와 대립의 근저에 수백 년 쌓인 지배 계층의 억압과 착취, 피지배 계층의 고통과 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또한 그것을 과장되게 인식시키고 분노를 자극한 공산당 세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을 사상범으로 탄압하기 위해서
지어낸 어휘라면서 일재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서 '빨갱이'라는 말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빨갱이'라는 단어의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거부감이 느껴지는 단어라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어휘가 대통령의 권고나 명령으로, 또는 그 어휘 사용에 (5·18 진상 규명 요구에 대해서처럼) 법적인
제재를 가한다 하더라도 '빨갱이'를 연상시키는 언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개념이 사라질까?
문 대통령이 세계 만방에 자랑하는 촛불 시위의 장면들을 보면 나라를 온통 붉은 군화로 짓이겨 버릴 것 같은
살기등등한 구호가 너무 많다.
문재인 정부의 버팀목의 하나인 민노총은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사회주의가 답이다', '체제 교체', '민란으로 뚫어야 한다', '보수 세력,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 등
무시무시한 구호, 그림, 조형물들이 가득하다.
촛불 폭풍이 지나고 들어선 합법적인 정권도 국고를 탕진하고 민심을 분열시키니 국가 수호 의지조차 의심스럽다.
모든 보수를'적폐'로 몰아 초토화했고, 이미 심하게 좌경화된 교과서를 더욱 좌경화해서 민심을 대한민국에서
이반시키려 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나라의 정체성에서 '자유'를 지워 사회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듯하다.
흉악한 살인마 김정은 일당에게 국경까지 활짝 열어주려 하니 이런 현상들이 그 흉악한 단어를 연상시키는 것을
어쩌겠는가?
(황순원 소설선)카인의 후예 카인의 후예 - 황순원 지음, 김종회 책임 편집 '카인의 후예'는 1953년부터 「문예」지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1950년대 한국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60년 「사상계」에 연재했던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이듬해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작품을 평한 백철과 더불어 작가의 의식과 시대상의 반영에 관한 두 차례의 유명한 논쟁을 촉발하게 했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의 스물세 번째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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