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표현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부자에다 아마도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probably doesn't like us too much) 나라를 지키느라 45억달러를 잃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미국 관료들에게) 그들에게 전화해 나머지도 부담할 것을 요구하라고 했다"며 "그들은 지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언급한 나라가 위험 지역에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좋아하지도 않기 때문에 방위비를 훨씬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미는 지난 2월 미국과 올 한 해에만 적용되는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체결하면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1조389억원으로 합의했다. 지난해 분담금인 9602억원보다 8.2%(787억원) 인상된 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라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지난달 위스콘신에서 비슷한 연설을 했을 때 해당국이 한국이냐 사우디아라비아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각료회의에서 한국과 방위비 협상을 언급하며 거론한 수치가 바로 50억달러와 5억달러였다. 실제 한미 방위비와는 다른 수치이긴 하다.
이날 워싱턴DC 북한 전문가들도 트위터에서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지칭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그가 한국을 지칭한 것이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작동 방식이나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동맹국과 어긋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국장은 "다른 나라를 보호국처럼 취급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며 "멈추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목표나 공유 가치보다 비용에 매달리는 것은 매우 일관된 행동"이라며 "비용 분담에 대한 수치를 틀리는 것도 그렇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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