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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고성능 소총, 국내 개발로 유턴…기관총·유탄발사기도 바꾼다

바람아님 2019. 6. 3. 08:45
  • 서울경제 2019-05-03 17:45:33
  •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고성능 소총, 국내 개발로 유턴…기관총·유탄발사기도 바꾼다
    조준경과 도트사이트, 수직손잡이가 부착된 개량형 K1A 소총으로 무장한 아크부대원들이 훈련 중인 모습. 군은 이 같은 부분 개량 총기로는 특수작전을 펼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신형 기관단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차기 기관단총 사업은 일반 보병용 차기 소총 대량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외 메이커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특수부대용 개인화기 교체 사업에 변수가 생겼다. 이 사업의 핵심은 특수전 사령부 예하 일부 부대의 K-1A 기관단총 교체. 올 초까지도 이 사업은 외국산 도입이 유력했다. 특전사의 고성능 소총 요구가 강력한데다 국내 메이커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거나 신형 소총 개발 의지가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관계 당국의 선행연구 결과 국내 기술로도 고성능 소총의 조달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총 공급을 독점해온 S&T모티브는 기존 K 계열 소총의 부분개조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소총을 개발할 방침이다. 군의 교체물량은 0000정 단위로 적은 편이지만 국내외 총기 메이커들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군의 차기 소총 사업으로 연결될 경우 대량 수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소총뿐 아니라 5.56㎜ 경기관총 교체와 7.62㎜ 기관총 도입을 추진 중이어서 개인화기와 공용화기 부문의 대규모 계약이 예상된다. 소총과 함께 기관총 2종류를 비롯해 유탄발사기, 샷건, 굴절식 권총도 도입될 예정이다. 군의 보병 화기 체계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K-1A 기관단총·K2소총

    낡고 조준경 부착 등 한계

    외국산 교체 유력했지만

    국내기술로도 조달 결론


    ◇왜 바꾸나=군은 기본적으로 K-1A 기관단총과 K2 소총이 우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생산·보급된 지 오래됐다. 구소련이 개발한 5.45㎜ AK-74 소총의 북한판인 88식·98식 소총도 우리 군의 K 계열보다는 늦게 나왔다. 더욱이 우리 군의 개인화기는 현대전에 필수적인 조준경과 도트 사이트 등을 부착해 운용하는 데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다. K2 소총의 개량형인 K2C1 소총이 전방사단에 보급됐으나 내부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외형만 바꾼 소폭 개량형에 불과하다.

    물론 호주 등지에서 열린 국제 군인사격대회에서 개량형 K 계열 소총을 갖고 출전한 한국군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으나 고도의 사격술을 연마한 특수부대의 성과였다.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묵묵히 애용하고 있어도 특수전 부대의 현용 소총에 대한 불만은 크다. 미군과 소부대 연합훈련을 통해 차이를 절감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주야간 조준경을 부착한 소총으로 무장한 미군과 우리 군의 야간 사격 정확도는 확연하게 벌어진다.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한진톈진호 구출작전에서도 해군 특전단(UDT/SEAL팀)은 독일제 HK 416 소총을 사용했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고성능 소총, 국내 개발로 유턴…기관총·유탄발사기도 바꾼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자본과 독일 기술이 겹할해 설립된 카라칼사의 CAR-816 소총의 단축형. 카라칼사의 제휴한 다산기공이 특수부대용 차기 소총에 출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고성능 소총, 국내 개발로 유턴…기관총·유탄발사기도 바꾼다
    독일 H&K사가 미국 M-4 카빈소총을 기반으로 재설계한 HK 416 소총의 단축형. 차기 기관단총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이 보급된데다 신뢰도와 선호도가 높으나 가격이 높은 게 단점으로 꼽힌다.



    ◇‘고성능 우선’ 원칙=
    군은 물론 경찰의 대테러 특공대도 이런 이유에서 그동안 외국산 총기를 소량 사들여 운용해왔다. 특수전 부대에서 독일제 HK 416과 벨기에 FN사의 SCAR 소총을 일부 시범 운용하면서 소총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군은 이에 따라 우수한 총기를 보급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1974년 조병창에서 M-16A1 소총을 면허 생산한 이래 줄곧 유지해온 ‘국산 소총 구매원칙’ 대신 국내외를 따지지 않고 성능이 우수한 소총을 구매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후보로 꼽힌 외국산 소총은 독일제 HK 416과 벨기에 SCAR, 스위스 SIG사우어사의 SIG 516. 이들 중 HK 416과 SIG 516은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 미국제 M-16 소총 시리즈의 원형인 AR-15가 원조다. AR-15 소총의 최종형이자 단축형인 M-4 카빈소총의 문제점을 독일 기술로 개량한 게 HK 416, 스위스 개량형이 SIG 516 소총이다. 우리 군 특수부대는 일찌감치 HK 416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IG 516의 경우 스위스는 물론 미국과 영국 등 11개국 군과 경찰 특수부대에서 채용했지만 소량인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SCAR는 특수전 사령부에서 사용했으나 무겁다는 불만이 많았다.

    S&T모티브·다산기공 등

    고성능 소총 개발 속속 착수

    ‘워리어플랫폼’ 사업 맞물려

    교체물량 크게 늘어날 수도



    ◇무엇이 바뀌었나=국내외 메이커를 불문하고 우수한 총기를 보급한다는 원칙은 그대로다. 다만 어떤 소총이 낙점될지에 대한 전망은 변하는 조짐이다. 고가인 HK 416급 소총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는 잠정 결론에 이르렀다. 국내 개발에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먼저 S&T모티브가 기본 방침을 바꿨다. K 계열의 외형 변화에서 벗어나 내부를 완전히 재설계, 신형 소총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올해 초 굳혔다. S&T모티브는 지난해 미국 콜트사와 제휴를 맺고 M-4를 근간으로 HK 416급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금도 휴대성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K-1A의 장점을 살린 채 작동 방식부터 가스 피스톤 식으로 적용할 생각이다. S&T모티브는 올가을 열릴 ‘아덱스 2019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4종류의 소총을 한꺼번에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발 가능한 HK 416급의 두 번째 후보는 다산기공. 2016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다산기공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는 CAR 816 소총은 HK 416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CAR 816 소총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카라칼사 작품. HK 416을 설계한 독일 H&K사의 수석엔지니어를 영입해 개발한 소총으로 독일 육군 차기 소총 후보에도 올랐었다. 개발은 카라칼이 담당하고 대량생산은 한국의 다산기공이 맡는 구조다.

    다산기공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알려진 업체다. 총열과 AR-15, AK-47 소총, 콜트 권총 완제품을 수출한다. 특히 총열을 열처리가 아닌 냉연 단조해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군은 CAR 816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으나 지난해 HK 416까지 제치고 독일 육군 차기 소총의 마지막 2개 후보(사업은 예산 문제로 선정 직전에 취소)에 오른데다 인도군에 9만4,000여정 납품이 성공한 후 다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 해군에도 수십 정이 정식으로 들어갔다.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고성능 소총, 국내 개발로 유턴…기관총·유탄발사기도 바꾼다
    순수 국산 소총 시대를 연 K1의 개량형인 K1A 기관단총과 레일을 설치해 조준경과 손잡이를 부착한 개량형 K1A. 제작사인 S&T 모티브는 K1A 소총의 휴대성은 유지하되, 내부 설계를 완전 바꾼 새로운 국산 기관단총을 올 가을까지 개발, 차기 기관단총 수주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군에 납품된 K1 계열 소총은 18만정으로 차기 기관단총 역시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물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소총 사업과 맞물릴 가능성도
    =특수전 부대를 위한 차기 기관단총 사업의 1차 물량은 0000정 수준. 아직은 적은 편이지만 군 당국은 수요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특수전 사령부 전체에 보급하려면 물량은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군·해병대와 공군의 특수전 병력, 육군의 특공여단·연대, 사단 수색대대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또다시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 수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군의 한 관계자는 “K2 소총을 아쉬운 대로 K2C1으로 개량해 사용하고 있으나 총기 내부 구조는 그대로여서 교체가 필요하다”며 “특수전용 기관단총 사업과 차기 소총 사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은 더 이상 K 계열 소총은 주문하지 않을 방침이다. 육군이 추진 중인 워리어 플랫폼 사업의 향방과 속도에 따라 신형 소총 개발과 생산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총 2종류, 유탄발사기도 교체=기관총도 바뀐다. 현재 사용 중인 5.56㎜ K-3 경기관총을 구경만 그대로 유지하고 무게와 길이를 줄이며 신뢰성을 높여 보급할 계획이다. S&T모티브가 개발한 차기 경기관총은 시험평가를 마치고 전투용 적합 판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규격화(특허)를 둘러싼 업체의 이의제기로 시간이 지연됐으나 최근 마무리돼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보급이 예상된다. 반면 7.62㎜ 차기 기관총 사업은 지체되고 있다. 업체가 개발한 시제품의 무게(12㎏)를 군의 요구로 10.4㎏으로 줄였으나 성능이 나오지 않아 테스트를 두 차례나 통과하지 못했다. 군과 방위사업청은 차기 12.7㎜ 기관총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 곧 3차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방사청은 사업이 늦어지더라도 신뢰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차기 12.7㎜ 기관총은 보병용 외에도 헬리콥터와 전차·장갑차에도 탑재된다. 수량이 많다는 얘기다. 군은 애물단지가 된 K-11 복합소총의 공백을 대신하기 위해 신형 유탄발사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특수전 부대를 위한 굴절식 권총과 샷건 도입 사업도 진행 중이다. 군이 추진하는 보병 화기 사업을 모두 합치면 향후 10년간 수조원 단위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