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억세게 운이 나쁜 여자가 있다. 갑자기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도둑이 들어와 어머니의 유품까지 몽땅 훔쳐간 사건이 발생한다. 거기다 결혼 3년 만에 파경을 맞고 어린 딸을 돌봐야 했기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 지독한 가난에 시달린다. 새 신발을 사줄 돈이 없어서 어린 딸의 발이 커질까 봐 걱정이 됐으니 그 형편이 오죽했을까. 마치 햇빛 한 줌 안 들어오는 어두운 장막을 친 삶과 같다. 주위 사람이 ‘저 여자는 절대로 행복할 수가 없을 거야’라고 수군거린다. 그러나 여자는 눈부시게 일어난다.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조앤 캐슬린 롤링이다. 그녀는 이렇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바닥을 치면 두려울 것도 꺼릴 것도 없다. 다시 일어나서 나아갈 일만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 취직이 안 돼서 낡은 추리닝을 입고 동네 PC방에 드나드는 이웃집 청년을 안쓰러운 또는 비난의 눈으로 볼 필요 없다. 그 청년이 나중에 무엇이 될 줄은 아무도 모른다.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너무 멍청해서 가르칠 수가 없다고 초등학교에서 쫓겨났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실력부족으로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방출된 쓴 경험이 있고 TV와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뉴스앵커의 자리에서 강등당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원프리도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주는 월트 디즈니도 상상력이 부족하고 독창적이지 못하다고 회사에서 강제퇴사당한 적이 있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젊은 시절 설립한 회사를 빼앗겨 한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지금 당장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함부로 평가해서도 안 되고, 계속 일이 안 풀린다고 절망감에 사로잡혀 주저앉아서도 안 된다. 9회말 투 아웃에도 역전의 홈런을 날릴 수 있는 게 어디 야구뿐이겠는가. 나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행복해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행복은 메아리와 같다. “오세요 오세요” 하면 온다.
조연경 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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