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軍事·武器.安保

軍, 미·중·러 등 무기 자체 개발 경쟁에 대응.. 전작권 전환도 고려

바람아님 2019. 9. 3. 07:26

서울신문 2019.09.01. 18:46


스텔스 무인기 독자 개발 추진 배경

한반도 둘러싼 무인스텔스 개발 가속화
독자적 무인 감시·정찰 능력 보완 계획
일각 “스텔스 기술 확보에 시간 필요할 것”

내년부터 단거리 전투기 탑재 경항모 설계
2023년 한국형 정찰위성 전략화도 추진

미국 항공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가 공개한 미 공군 최신예 스텔스 무인 정찰기 ‘RQ180’의 모습.에비에이션 위크 화면 캡처

군이 ‘저피탐 정찰용 무인 항공기’ 도입을 장기 신규 소요 사업으로 편성하고 운용 개념 연구에 돌입하면서 독자적인 스텔스 무인기 도입을 본격화 한 것은 전 세계 세력 균형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최신 무기를 전적으로 외국 자산에 의존했다면 그간 쌓인 최첨단 기술 등을 통해 미중러 등 군사 대국이 보유한 첨단 무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1일 “운용 개념 연구란 군이 구체적인 소요를 결정하기 전에 어떻게 전력을 운용할지 사전 연구하는 단계”라며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장기 신규 사업으로 스텔스 무인기 도입을 확정했다는 것은 자체적인 스텔스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더라도 일부 강대국만이 가진 스텔스 기술을 한국이 완벽하게 확보하기까지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장기 사업에서 구체적인 중기계획으로 반영되기까지는 길게는 수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조기 전력화를 위해선 완벽한 스텔스 기술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대국들은 이미 스텔스 무인기를 운용하거나 전력화를 앞둔 상태다. 미국은 대표적으로 최신예 스텔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180’을 개발해 운용 중이며 중국도 자체적인 스텔스 무인 공격기 ‘리넨’ 등을 개발해 곧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무인 스텔스 정찰기 ‘수호이 S70 옥호트니크’(헌터)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무인 스텔스’ 전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한국도 독자적 스텔스 무인기를 도입하면서 주변 강대국에 비해 뒤처진 무인 감시·정찰 능력을 보완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스텔스 기술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앞서 한미는 전작권 전환의 조건으로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 대응능력 구비를 내세웠다. 전작권 전환에서 대북 정찰능력 등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는 것도 군이 독자적인 스텔스 무인기 개발에 나서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외 국방부는 최근 강대국들이 지닌 무기들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모급 다목적 대형수송함(LPX)의 국내 건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내년도 예산을 반영했다. 내년부터 개념 설계에 착수하는 경항모급 대형수송함은 이르면 2033년쯤 진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모함은 먼바다까지 나가 공중 전력을 투사하는 전략 무기로 더 넓은 전투 반경에서 활동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항모 전력 확보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한국도 자체 건조를 통해 항모 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형 독자 정찰위성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425 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정찰위성 사업은 약 1조원을 들여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장비(IR) 탑재 위성 1기 등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정찰위성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 군사능력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미국 위성에 의존해 북한을 정찰해왔다면 이제는 한국의 독자적인 정찰위성을 개발해 군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의 정찰위성을 통한 대북 정보 획득이 어려워졌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어 독자적인 정찰위성 구축은 이에 따른 감시 공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찰위성은 2023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해군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이 가능한 차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3000t급)을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진수했으며 2020년대 말까지 5척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건조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전쟁 억제 효과가 있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한국의 독자적인 군사 기술 발전이 상당히 이뤄진 상태”라며 “이에 따라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한 무기들의 자체 개발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