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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독려 SLBM, 한국 급소 찌른다

바람아님 2019. 8. 18. 09:27


동아일보 2019.08.17. 20:01

 

"北 잠수함, 태평양에서 美 서해안 타격 가능"
● 北 골프급 항속거리 1만7600km
● 수심 50m 이하 잠항..탐지 곤란
● '미군의 한반도 증원' 억제
● 킬체인 무용지물
● 3000t 핵추진잠수함에 핵탄두 '대재앙'
7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대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대 3개를 갖춘 디젤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 이를 계기로 남북한 잠수함 전력을 비교해봤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 SLBM을 쏠 수 있으면 이것은 한국에 얼마나 치명적일까. 한국의 잠수함 전력 확충 계획도 검토한다.


잠수함(潛水艦·submarine)은 수중 잠행이 가능한 해군 함정이다. 어뢰와 미사일을 주력 병기로 삼는다. 물속으로 항해하기 때문에 탐지하기 어렵고 전략적 공격무기로 사용된다. 추진 동력에 따라 원자로를 사용하는 핵추진잠수함(원자력 동력 잠수함)과 디젤내연기관 및 축전지를 사용하는 디젤잠수함으로 나뉜다. 디젤잠수함의 수중 항해 가능 시간은 수시간~수일이어서 원자력잠수함의 수개월에 비해 매우 짧다.


더 조용히, 더 크게, 더 오래, 더 깊이

‘더 조용히, 더 크게, 더 오래, 더 깊이’가 현대 잠수함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제인연감’에 따르면 해군력을 보유한 164개국 가운데 잠수함 보유 국가는 43개국. 이 중 잠수함 설계 능력은 일부 선진국만 갖고 있다. 그 설계의 모토는 과거엔 ‘더 조용히, 더 크게, 더 빠르게’였다. 지금은 ‘더 조용히, 더 크게, 더 오래, 더 깊이’로 달라졌다.


잠수함에 정숙성은 생명이다. 소음 원인 차단이 잠수함 설계의 핵심이다. 잠수함 소음은 항진 때 선체와 해수의 마찰로 발생하는 유체 소음, 추진체계와 장비에서 발생하는 기계 소음, 추진기에서 발생하는 스크루 소음이 있다. 이 중 기계·스크루가 소음의 주 원천이다. 스크루의 경우 날개를 휘어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프로펄서 같은 소음을 줄여주는 새로운 추진기도 나왔다. 냉전시대인 1970년대 일본의 도시바는 소음을 줄이는 잠수함 스크루 기술을 소련에 팔았다. 그러자 미국에선 도시바 녹음기를 땅에 팽개치고 발로 밟았다.


잠수함의 덩치가 커야 하는 데는 공·수 양면의 이유가 있다. 덩치가 크면 탐지될 확률은 높아지지만 더 큰 탐지 장비와 더 많은 무기를 실을 수 있다. 한 해군 함장은 필자에게 “북한 잠수함을 요리하려면 지금보다 소나(Sonar) 성능이 10배는 좋아야 하는데 그런 소나는 아주 커야 하고 그걸 실을 배도 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핵 잠수함을 7000t 이상 크기로 만드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작용한다”라고 했다.


잠수함전의 승패는 누가 소음을 먼저 탐지하느냐로 갈린다. 그러자면 소나는 민감해야 하고 배치도 잘해야 한다.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3400t)은 함수에 큰 소나를 장착한 특이한 모양새가 됐다.

무장력도 잠수함을 크게 만들어야 하는 주요한 이유다. 특히 미사일 때문이다. 미국의 핵 잠수함인 오하이오급에는 핵탄두가 장착된 탄도미사일 24발이 실려 있다. 발사 뒤 12발의 소탄두로 분리되는 다탄두여서 288발이 탑재돼 있는 셈이다. 탄도미사일 1발의 위력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투하된 핵폭탄 위력과 비슷하다. 이런 무기를 싣고 움직이려면 잠수함이 커야 한다. 오하이오급은 1만8700t이다. 크고 무거운 무기를 많이 싣기 위한 잠수함의 ‘덩치 키우기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 오랜 잠항’이라는 목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추진잠수함으로 달성됐다. 오늘날 핵추진잠수함은 35노트(시속 65㎞)의 수중 속력으로 거의 무한정 달릴 수 있다. 재래식 잠수함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그래도 핵추진잠수함들은 승무원의 건강을 위해 30일 잠항 뒤 떠오른다. 이론상으론 반영구적 잠항이 가능하다.


디젤잠수함도 핵추진잠수함을 흉내 내 지속 잠항 능력을 향상시켰다. 공기불요추진(AIP· Air Independent Propulsion System) 잠수함이다. 기존 디젤-배터리 추진 재래식 잠수함은 수면으로 스노켈 마스트를 올려 공기(산소)를 흡입한 뒤 디젤엔진을 가동해 얻은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수중에선 이 배터리로 스크루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문제는 수면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잠수함이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물속에서도 공기 없이 디젤엔진을 가동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가 바로 AIP 체계다. 과거 디젤잠수함은 수중에서 저속으로 수일 정도 잠항했는데 AIP는 저속으로 수 주 동안 잠항할 수 있다.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대부분 AIP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다.


물속 깊이 들어갈수록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추구되는 ‘더 깊이’ 잠항하는 기능도 고장력 철강의 개발로 발전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잠수함의 최대 작전심도는 140m 정도였다. 지금은 티타늄을 적용하면 수심 900m에서도 작전이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 바다 깊이 숨어 있다가 파멸적 타격을 입히고 사라지는 잠수함이 가까운 어느 바다에서 어슬렁거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전략무기로서 잠수함의 최대 강점은 바닷속에 있어 적의 공격을 피하기 용이하고 은밀히 침투해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잠수함을 전략무기로 구분하는 이유도 단번에 전략적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잠수함에 전략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SSBN이라는 약호로 나타낸다. 사정거리 수천~1만 km 수준의 전략 핵탄두 탑재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다. 초보적인 것은 3000t 이상이다. 적어도 4500t 이상 돼야 핵추진 잠수함이 될 수 있고 몇 발의 SLBM을 발사할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상 발사 미사일 및 항공기 탑재 핵전력을 완전히 폐지하고 핵전력을 오로지 SSBN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1위…바닷속 경운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4월 23일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실시한 SLBM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북한도 이 첨단 비밀 병기인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78척으로 보유 척수 기준으로 세계 1위다!” 2014년 7월 28일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게재된 내용이다.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의 자료를 재가공한 결과, 북한은 미국(72척), 중국(69척), 러시아(63척), 이란(31척)보다 많은 잠수함을 보유해 세계 1위라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14척과 16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잠수함뿐 아니라 이보다 작은 잠수정까지 포함하면 숫자상으로는 북한이 세계 최다 보유국이 맞다”고 말한다. 보통 배수량 300t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잠수함, 미만이면 잠수정으로 분류한다. ‘국방백서’ 등 우리 군의 공식 평가도 “북한이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보도와 큰 차이가 없다. 미국, 중국 등 다른 나라는 침투용 소형 잠수함이나 잠수정보다는 큰 잠수함 증강에 치중해왔기 때문에 숫자상으로 북한보다 적다.


그러나 북한이 보유한 70여 척의 잠수함정 중 상당수는 잠수정이나 소형 잠수함이다. 20여 척은 잠수함으로 분류되는 로미오급이고 나머지 40~50여 척은 상어급 소형 잠수함이나 연어급·유고급 잠수정이라는 것이다.

로미오급은 1800t급으로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크다. 길이 76.6m, 폭 6.7m로 승조원은 54명이다. 소련에서 1950~1960년대 건조된 구형 디젤 전기추진잠수함으로, 연안 방어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 1976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북한 내에서 건조됐다. 1척이 침몰하는 등 실제 운용 중인 것은 20척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533㎜ 어뢰발사관 8문과 어뢰 14발로 무장하고 있다. 건조된 지 오래됐고 소음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한 해군 예비역 제독은 “북한 로미오급 잠수함은 ‘바닷속 경운기’라고 불릴 정도로 소음이 상당히 커 한·미군이 비교적 쉽게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어급이나 연어급, 유고급은 특수부대 침투나 기뢰 부설 등 침투용으로 주로 활용된다. ‘바다의 지뢰’로 불리는 기뢰는 유사시 우리 항구나 해상교통로를 봉쇄하는 데 효과적이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기다. 한·미군은 로미오급보다 작지만 상어급 소형 잠수함과 잠수정을 더 위협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상어급 소형 잠수함은 배수량 370t급으로 길이 35.5m, 폭 3.8m이고 최대 수심 180m까지 잠항할 수 있다. 533㎜ 어뢰발사관 2문을 장착해 우리 함정도 공격할 수 있다. 북한군은 상어급을 확대 개량한 상어-Ⅱ(K-300)급을 개발했다. 상어급 잠수함은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충격적으로 좁은 실내”

유고급 잠수정은 북한군이 운용하는 잠수함정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은 90t급으로, 육대소리 조선소에서 주로 건조됐다. 1998년 6월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잡이 그물에 걸린 채 발견돼 유명해졌다. 10명가량의 특수부대원을 수송할 수 있고 일부 함정은 533㎜ 어뢰발사관을 탑재했다. 20여 척이 건조됐지만 현재 상당수가 퇴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그물에 걸린 유고급 잠수정을 복원해 시험한 결과 중요한 소음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군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을 정도로 실내 공간이 좁아 인간적 배려를 하지 않는 북한만이 운용할 수 있는 잠수정이라는 평가도 나왔다”고 말했다.


연어급은 북한 잠수정 중 가장 신형으로, 2010년 3월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해 폭침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29m, 수중 배수량 130t 안팎으로 추정되며 533㎜ 어뢰발사관 2문을 장착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동해는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 주변 수중 환경은 잠수함을 탐지하기 어렵다. 북한 잠수함정이 노후하고 작다고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북한의 대표적 비대칭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한은 소규모 침투용 잠수함과 잠수정만을 개발해온 것이 아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SLBM을 구비한 3000t급 잠수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궁극적으로 핵추진잠수함에 핵을 탑재한 SLBM을 갖추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최소 3000t급 이상의 잠수함과 핵을 탑재한 SLBM의 구비가 필수적이다. 북한은 궁극적으로는 핵(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핵추진잠수함을 구비하려고 한다.


북한은 SLBM을 개발하면서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더 큰 잠수함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이 지금까지 SLBM 시험 발사에 사용해온 잠수함은 2000t급인 신포급 잠수함이었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4차례 SLBM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향후 SLBM 추가 시험발사뿐만 아니라 잠수함 작전능력 구비를 위해 정권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3000t급 SLBM 탑재 잠수함 공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5월 9일 미국 해군이 SLBM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해군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7월 23일 첫 공개한 신형 잠수함은 대형 함교에 3발가량의 SLBM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LBM이 탑재되는 부분은 보안 등의 이유로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월 23일 김정은이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SLBM이 탑재되는 잠수함의 함교(艦橋) 부분 등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나 있었다. 그러면 북한이 첫 공개한 신형 잠수함의 성능은 어느 정도이고 북한 주장처럼 실제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일까? 우선 북한 신형 잠수함은 기존 신포급 SLBM 잠수함보다 훨씬 커 3000t급일 것으로 추정된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소의 데이브 시멀러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공개된 잠수함이 2016년 8월 SLBM 시험발사 때 사용된 잠수함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신포급은 SLBM 1발을 탑재한다.


3000t급 잠수함 건조 정황은 함경북도 신포조선소에서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대형 원형 구조물이 조선소 건물 외부에 쌓여 있는 모습 등을 찍은 위성사진을 입수해 북한이 신포급보다 큰 잠수함을 건조 중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번에 그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SLBM은 북극성-1형 고체연료 SLBM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1형은 2016년 8월 신포급 잠수함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고각(高角)발사로 500여㎞를 날아갔다. 정상 비행을 할 경우 최장 1500~20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가 긴 북극성-3형을 개발 중이지만 개념도만 공개됐을 뿐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북극성-3형의 개발이 끝나면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북극성-3형의 최장사거리는 250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성-3형을 탑재할 경우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미 본토에서보다 멀리 떨어진 비교적 안전한 해역에서 미 본토나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게 된다.


북한 신형 잠수함은 선체가 커져 기존 북 잠수함에 비해 항속거리도 길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은 이 잠수함이 SL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하고 북한으로 복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다. 북한에서 미 본토 서해안까지의 거리는 1만㎞ 안팎이다. 북 신형 잠수함의 모델로 알려진 골프급의 항속 거리는 1만7600㎞에 달한다. SLBM의 사거리가 1500~2000㎞(북극성-1형) 정도라면 북한을 출발해 미 본토에서 1500~2000㎞ 떨어진 곳에서 타격을 한 뒤 복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 본토 타격 뒤 복귀 가능할 듯”

전직 해군 함장은 “요구되는 기능을 충족한다면 북한의 3000t급 잠수함은 연료의 재보급 없이 북한에서 출발해 미국 서해안에서 2000㎞쯤 떨어진 곳까지 가서 미 서해안에 미사일을 쏜 뒤 다시 북한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잠수함이 미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한국에 대한 군사 지원에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한국의 급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은 수중 항해를 하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디젤전지 충전용 발전기 가동을 위해 물 위로 떠올라야 한다. 이 스노클링을 위해 부상하는 순간 대잠수함 항공기 등에 탐지될 수 있기 때문에 취약하다. 하지만 스노클링은 보통 감시가 취약한 심야에 망망대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탐지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북 잠수함이 AIP(공기불요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물 위로 떠오르면 된다. AIP까지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 신형 잠수함을 실전배치할 경우 북한은 초강대국이나 보유하는 3대 핵전력 중 2개를 보유하게 된다. 3대 핵전력은 ICBM과 SLBM, 전략폭격기를 의미한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추진잠수함도 보유하려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핵추진잠수함 건조설이 제기된 상태다. 미국은 북한의 ICBM과 함께 SLBM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잠수함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몰래 접근해 미사일을 쏜다면 이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도 어렵다.


북한에 뒤지는 전력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9월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한국 최초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해군은 함정 톤수와 장비 면에서 북한보다 월등하게 앞서 있다. 하지만 잠수함만을 비교해볼 때 북한의 전력에 밀리고 있다. 북한의 SLBM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도 잠수함 능력을 보강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해군은 2015년 2월 1일부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했다. 2019년 7월 현재 잠수함사령부는 1200t급 9척과 1800t급 5척 등 총 14척의 잠수함을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향후 1800t급 신형 잠수함 4척을 추가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잠수함 대수로는 북한에 한참 모자라지만 최첨단 장비의 현대식 잠수함이기에 북한과 충분히 맞설 수 있는 전력이다. 1800t급 잠수함은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어뢰, 수중매설 기뢰, 하푼 대함유도탄,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해성-3’을 탑재한다.

우리 군은 3000t급 잠수함(장보고-Ⅲ) 건조도 추진하고 있다. 장보고-Ⅲ 잠수함은 순항미사일보다 파괴력이 큰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을 갖출 예정이다. 2020~2024년 건조 예정인 ‘장보고-Ⅲ 배치1’ 잠수함 3척에는 수직발사관이 6개씩 장착된다. 사거리 500㎞ 이상의 ‘현무 2-B’ 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이후 전력화되는 ‘장보고-Ⅲ 배치2’ 잠수함 3척엔 각각 10개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하는 방안이 구상되고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15번째로 독자 설계한 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장보고 Ⅲ급)은 지난해 9월 14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도산 안창호함은 우리 잠수함 중 처음으로 수직발사관 6기를 장착했다. 최대 사거리 1000㎞ 잠대지(潛對地) 순항미사일인 해성-3는 물론 현재 개발 중인 SLBM도 장착할 수 있어 기존 잠수함들에 비해 강력한 대북 타격력을 갖고 있다.


한국형 핵잠수함과 SLBM 필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신형 잠수함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잠수함 이용과 수중작전에 대한 우리 당의 전략적 구상”이라는 표현을 했다. 통상 전략적 구상이라는 말은 핵전략을 의미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새 잠수함이 북한의 핵 능력과 연관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도 SSBN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때 우리 군은 프랑스의 5300t 바라쿠다급 핵 추진 잠수함을 모델로 한 핵잠수함 자체 개발 계획을 검토했다고 한다. 20%의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면 한미원자력협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암호명 ‘362 사업’으로 핵 잠수함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다 외부에 공개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주목을 받았고 1년 만에 접었다. ‘362 사업’을 이끈 해군 예비역 대령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디펜스뉴스에 “당시 잠수함 선체와 소형 원자로의 기본설계 작업은 마친 상태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머지않아 SSBN을 구비할 것이다. 우리도 시급히 SSBN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평화는 북한의 비위만 맞춘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기호

● 육군사관학교 졸업(35기)육군 대령 전역

● 한미연합사령부작전계획과장

● 국방대 안보대학원군사전략학부 교수

● 現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missionhero@naver.com[이 기사는 신동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