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9.20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부형(父兄)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단어다. 아버지와 형을 동렬에 놓았다는 점이 특색이다.
혈연을 바탕으로 적장자(嫡長子) 중심의 가족 관계망을 형성하는 중국의 오랜 전통, 종법(宗法)과 관련이 있다.
종법의 체계에서 가부장(家父長)인 아버지의 역할은 퍽 크다. 집단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사라졌을 때 자리를 물려받는 존재가 형이다. 따라서 중국은 '형님'을 믿고 따르는 문화가 꽤 발달했다.
문헌에서는 형장(兄長)이라는 말을 잘 쓴다. 그러나 입말에서는 '다거(大哥)'가 훨씬 일반적이다.
우리식으로 옮기자면 '큰 형님'이다.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자주 나와 친숙한 말이다.
대형(大兄)이라는 표현도 있다. '다거'와 같은 맥락이다.
노형(老兄)은 그를 더 높인 호칭이다. 동년배의 친구를 높여 부르는 말은 인형(仁兄)이다.
같은 연배거나 연령이 다소 낮아도 높여 부르면 세형(世兄)이다.
대형(大亨)과 대관(大款)이라는 표현도 있다. 앞은 19세기 상하이(上海)에서 나왔다.
마부 좌석이 맨 뒤에 있는 이륜(二輪) 호화마차가 처음 영국에서 들어왔을 때 마차의 이름 핸섬(Hansom)을
헝성(亨生)으로 번역했고, 그 소유자를 대형(大亨)으로 줄여 불렀다.
이를테면 '돈 많은 큰 형님'이다. 대관(大款)도 재물[款]이 많은 남성의 존칭이다.
중국의 '돈 많은 큰 형님'들 퇴조세가 뚜렷하다.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馬雲) 등 민간 거대기업 창업자들이 현직에서 물러났거나 곧 퇴진할 모양이다.
홍콩의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발을 빼는 중이다.
중국 공산당이 국유 및 국영기업을 육성하고 민간기업의 영역을 축소하려 추진하는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
민간기업을 사실상 국유화하려는 공사합영(公私合營)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지난 40년의 중국 개혁·개방 기조가 크게 꺾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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