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포럼] 고립으로 가는 한국

바람아님 2019. 9. 23. 08:34
디지털타임스 2019.09.22. 18:31

 

박승준 아시아리스크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9월 21일 일본 도쿄(東京) 시내 요요기(代代木) 공원에서 '2019 차이나 페스티벌'이 열렸다. 중국 관영 TV와 홍콩 봉황TV에 따르면, 15만 명이 모였다는 행사장에는 중국어로는 '중국절(中國節)'이라고 쓴 플래카드도 보였다. 축제는 주일 중국대사 쿵쉬안요우(孔鉉佑)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주관했고, 우하이룽(吳海龍) 중국 공공외교협회 회장도 보였고, 일본 공명당(公明黨) 대표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도 참석했다.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초청된 연예인 가운데에는 가수 진미령 씨도 있었다.


주한 중국대사로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았다가 최근 주일 중국대사로 발령이 난 쿵쉬안요우 대사는 "금년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이 되는 해이고 일본도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로 진입해서 두 나라 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았다"라고 축사를 했다. 그는 "2019 차이나 페스티벌은 중국과 일본의 민간우호를 촉진하고, 양국 국민들 사이의 이해를 깊게 하는 한편 중일 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후쿠다 전 일본 총리는 "이번 차이나 페스티벌은 두 나라 문화교류에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행사로 양국 외교 교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양국 민간 교류를 더욱 친밀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행사장에는 붉은색 하오리 하카마를 입은 팬더 인형도 등장했고,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火鍋)로 유명한 베이징(北京)의 둥라이순(東來順) 간이 점포도 일본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중국과 일본 청년 교류 행사의 하나로 도쿄 요요기 공원에 나온 일본 청년과 상하이(上海)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서 온 중국 청년 사이의 온라인 대화도 진행됐다.


요즘 동북아의 국제정세는 중국과 미국이 글로벌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의 해군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최신예 스텔스 F35를 탑재할 수 있는 준 항모를 건조하고 있다. 또한 오키나와 열도에 대함 미사일 기지를 4개소나 설치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선 중국과 일본 외교당국은 '새로운 중일 관계의 설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무상은 지난 8월 20일 베이징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내년 봄 일본 국빈방문 성사와 중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차이나 페스티벌'은 201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과 일본의 민간교류도 활발해져서 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여행객 숫자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관광국의 8월 방일 외국인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중국인 숫자는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1~8월 658만 명의 중국인이 일본을 여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증가한 규모다. 반면 8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0만 명으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48% 급감한 수치를 보여주었다.


지난 19일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 나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은 대폭 감소했지만, 중국은 전년 대비 16%, 유럽과 미국, 동남아는 전년 대비 13% 늘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 비자 발급 폭을 넓힌 데다가, 내년의 도쿄 올림픽 특수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4000만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여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내 각종 여행업계 통계에서도 일본은 중국인이 1주일 이내 짧은 기간 여행 선호도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은 도대체 무엇을 겨냥한 것일까? 문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지 않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는 한편, 일본과는 대립각을 세워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의 숫자를 급감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의 숫자 감소에 대해 중국인 여행객 숫자의 급증으로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이다. 북한 김정은과의 관계는 좀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맞게 회복되지 않고, 중국으로부터는 사드와 F35 스텔스기 도입과 관련해 단호한 자세를 못 취하고 모호한 자세를 취해 중국어로 '칸부치(看不起·무시)' 당하고, 미국과 일본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라는 선택으로 놀라움을 넘어 황당함을 안겨주고 있다.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지만 한미관계 타개 보다는 북미 관계 중재가 주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가는 '외교적으로 고립된 섬'에 갇히는 꼴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을 문재인 정부는 더욱 깊게 만들어 가고 있다. 경제도, 외교도, 안보도 놓쳐가면서 도대체 우리의 외교전략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