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 무식한 놈>이라는 시입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계절입니다.
이맘이면 산과 들은 물론이거니와 도심에도 이들이 핍니다.
청계천로를 걷다가 이들을 보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들길로 나서지 않고서 도심에서 느끼는 가을 정취,
구절초와 쑥부쟁이 덕입니다.
흔히 이들을 들국화라 부릅니다.
사실 우리가 들국화라고 부르지만, 들국화라는 식물은 없습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서는 들국화를 두고 이리 설명해 놓았습니다.
'원래 들국화라는 이름은 식물학상에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들에서 자라는 쑥부쟁이류, 산국, 감국, 구절초 등을 통틀어서 들국화라고 부른다.'
적어도 <무식한 놈>은 면하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며 걸었습니다.
우선 청계천로엔 개쑥부쟁이가 눈에 자주 띕니다.
연한 자주색이 고우니 금세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가녀린 가지에 지탱하기 힘들 만큼 꽃이 크니,
지나는 차가 건듯 일으키는 바람에도 태풍 속인 양 하늘거립니다.
구절초도 제법 있습니다.
쑥부쟁이와 달리 꽃이 흰색입니다.
꽃 색 구별만으로도 쉽게 <무식한 놈>은 면할 수 있습니다.
구절초 잎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국화 잎과 닮았습니다.
개쑥부쟁이 잎은 좁고 길며 잎 가장자리가 대체로 밋밋합니다.
쑥부쟁이 잎은 개쑥부쟁이와 달리 잎이 넓으며 잎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이 있습니다.
사실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쑥부쟁이와 쑥부쟁이 구별이 좀 까다롭습니다.
사실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쑥부쟁이와 쑥부쟁이 구별이 좀 까다롭습니다.
청계천로에선 딱 한군데서 두 그루 쑥부쟁이만 봤습니다.
꽃의 모양이나 색으로는 단박에 구별이 어렵습니다.
다행히도 눈에 띄었기에 잎과 총표편을 구별하여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꽃 아래 총포편을 보면 쉽게 구분 가능합니다.
쑥부쟁이 총포편은 짧고 넓으며 가지런합니다.
쑥부쟁이 총포편은 짧고 넓으며 가지런합니다.
개쑥부쟁이 총포편은 길고 좁으며 어지럽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렇듯 총포편과 잎을 살펴보면 개쑥부쟁이와 쑥부쟁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총포편과 잎을 살펴보면 개쑥부쟁이와 쑥부쟁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청계천로엔 미국쑥부쟁이가 가장 많습니다.
다른 쑥부쟁이들과 달리 꽃만 봐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새끼손톱만 한 꽃들이 셀 수 없이 달렸다면
틀림없이 미국쑥부쟁이입니다.
서너 그루 엉킨 곳은 가히 꽃 천지입니다.
회사 앞 공원에서 분홍구절초를 만났습니다.
이름이 궁금하여 국가표준 식물목록을 살펴봤습니다.
구절초만 해도 열 종류 이상입니다.
쑥부쟁이도 검색해보니 이 또한 열 종류 이상입니다.
일일이 다 구별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늘 마음 주고 있는 터도 아니고,
겨우 1년에 한 번 보면서 그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이 참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일일이 죄다 구별하지 않고,
쑥부쟁이와 구절초만 구별하면서 들을 걸어도
<무식한 놈>은 면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인 겁니다.
걸으며 쑥부쟁이 구절초 하늘거리는 가을 한껏 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