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산골소년

바람아님 2014. 1. 25. 19:04
 
 

산골소년

                               -심 구(芯 九)-

 

소년이 사는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시오리 학교에서 돌아온 소년은

 늘 소를 몰고 뒷산에 올라 풀어놓고

 풀밭에 벌렁 누워

 파란하늘을 올려 본다.

 

소리 없는 쌕쌕이

남으로 하얀 선 길게 그어 놓고

한번도 본적 없는 기적소리

먼산 너머에서 들려오면

졸리 운 눈은 스르르 내려 앉는다.

 

옆집 동석이는 가끔 운동화를 신고와

서울간 누나가 사준 것 이라고 자랑한다

나는 왜 서울에 간 누나가 없을까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서울에는 친척이 없다

 

그래, 내가 크면 서울 가서 살 거야

세 밤 자고 나면 흩어질 약속 이지만

소년은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앞산 그림자가 코에 걸릴 때쯤

소를 앞세워 집으로 향하는 발길에

콧노래가 절로 난다.

 

 

♪ Adagio T.Albin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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