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2023. 10. 14. 00:04
엄마들 차례다. 오전 내내 함성을 지르며 뛰고 구르던 아이들이 지친 오후, 엄마들의 달리기가 시작된다. 바쁜 농사일이 마무리되어가는 농촌에서 초등학교 가을운동회는 온 동네가 시끌벅적한 축제였다. 나들이옷으로 단정하게 갈아입고 학교를 찾아온 얌전한 어머니들도 일단 승부욕이 발동하자 체면 따위, 던져버린다. 거추장스러운 한복 치마를 허리띠로 졸라매고 고무신도 벗어 던진 채 맨발로, 혹은 버선발로 두 주먹 불끈 쥐고 달리는 어머니들. 아이들 보는 앞에서 어쨌든지 1등을 해서 공책 몇 권이라도 타야 체면이 설 텐데 마음이 급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기쁨은 시시해진 것일까? 70년대의 운동회 모습은 사라졌다. 단체로 매스게임을 연습하고 몸을 쓰며 뛰고 구르기에는 요즘 아이들은 너무 귀하고 바쁜 몸이 되었다.
https://v.daum.net/v/20231014000420177
[사진의 기억] 엄마들도 달린다, 가을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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