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김형석의 100년 산책] 인생은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람아님 2023. 11. 24. 01:43

중앙일보 2023. 11. 24. 00:29

6·25로 중단된 ‘정신지도자’ 꿈
철학과 현실 사이 간극에 고민
일반인 위한 수필 작가로 활동
되돌아가면 철학에 전념할 것

중학교 4학년 때, 철학을 공부해 정신적 지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굳혔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선택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사회적 환경이 허락지 않았다. 대학 후기에 학도병 문제로 대학을 떠났다. 해방과 더불어 다시 태어나는 희망은 얻었으나 학문을 계속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북한 공산 치하는 모든 희망을 빼앗았다. 탈북해서 7년 동안 중고등학교 교사로 있으면서도 철학 공부는 놓지 않았다. 그러나 6·25 전쟁으로 내 인생의 계획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의 철학과 현실 사이의 간격은 너무 심각했다. 마치 대학 철학이라는 기관차는 한강 북쪽에 머물면서 사회적 현실인 객차는 강남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사회실정을 잘 아는 누군가가 그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그래서 철학적 사상을 현실과 생활개념에 연결 짓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에 『고독이라는 병』과 『영원과 사랑의 대화』가 그 결과로 태어났다. 기대보다 독자들의 호응이 좋았다. 그렇게 20~30년의 세월이 지났다. 나도 모르게 철학 교수보다 수필작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진정한 철학은 인문학과 공존하면서 그 특수성을 차지한다고 본다. 인문학은 어떤 학문인가. 자유와 인간애를 위한 휴머니즘의 학문이다. 그래서 역사와 사회의 주역을 담당한다. 인문학이 종교·철학·역사·문학 모두를 포함하면서 그 학문의 방향과 해답을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인문학이 철학을 포함한 인간과 사상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다시 대학으로 돌아간다면 철학도가 될 것이다. 인문학적 사유와 과제를 근원적이면서 전체적으로 다시 해석하는 것이 철학 본래의 과제이다. 인간적 삶의 가치관과 역사적 이해의 세계관은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https://v.daum.net/v/20231124002910882
[김형석의 100년 산책] 인생은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김형석의 100년 산책] 인생은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학교 4학년 때, 철학을 공부해 정신적 지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굳혔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선택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사회적 환경이 허락지 않았다. 대학 후기에 학도병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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