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23. 12. 10. 00:21
<동행하는 작품>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 Ⅰ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화 Ⅱ
유디트 Ⅰ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
되찾은 숙모
"저는 단지, 빼앗긴 걸 되찾았을 뿐이에요."
2006년 1월17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나온 아흔 살의 마리아 알트만이 주변인들에게 꺼낸 말이었다. 침착한 표정의 그녀는 제법 흔들림 없이 섰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북받치는 마음을 애써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장장 8년이었다. 나치가 납치한 '숙모'를 데려오기 위해 쏟은 세월이었다. 참 외로운, 끝없이 지난한 여정이었다. 알트만은 숙모를 되찾기가 이렇게나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도 원래 소송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약탈한 것을 제자리에 두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 하나 예외가 될 건 없었다. 그러나 알트만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그녀의 숙모만은 풀어주지 않았다. 나치에 불법으로 넘겨받은 게 분명하면서도 시치미를 뚝 뗐다.
"알트만 씨. 돌려받은 그녀를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기자의 물음에 알트만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이날, 전 세계의 매체가 조카 알트만에게 돌아간 숙모를 소개했다.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이 여인을 한껏 조명했다. 알트만이 품에 안은 숙모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였다.
https://v.daum.net/v/20231210002136241
“납치된 귀부인 돌려주세요” 1500억 몸값의 여인…누군가 봤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구스타프 클림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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