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실의 한동훈 사퇴 요구는 도 넘은 당무 개입
중앙일보 2024. 1. 23. 00:52
여당 비대위원장, 대통령과 수직 관계 아니야
거듭된 당대표와의 불화…대통령 인식에 문제
윤·한 충돌에 지지층 충격 커, 해결 모색 시급
여당에 대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 선을 넘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그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이 퇴진을 요구한 명분은 한 위원장이 자신과 가까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말해 ‘시스템 공천’ 원칙을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론 김경율 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사과를 주장하자 윤 대통령이 격노했기 때문이란 게 정설로 통한다.
하지만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장·차관이나 공공기관장처럼 대통령과 수직적 관계가 아니다. 3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여당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장·국회의장처럼 행정부로부터 고도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위치다. 대통령의 비위를 거슬렀다고 해서 곧바로 비서실장을 보내 물러나라고 할 순 없다. 게다가 한 위원장이 패륜·범죄적 발언을 한 것도 아니고 다수 민심에 입각한 상식을 얘기한 것뿐이다.
선거철에 대통령이 여당에 깊이 개입하면 처벌받는다는 선례를 남긴 사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윤 대통령 본인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제 와서 그 한 위원장마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라고 한다면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호주머니 속 공기돌로 취급한다는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 여당을 바라보는 검사 출신 대통령의 비민주적 인식 자체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선거에 나갈 일이 없는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과제를 완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 하지만 여당 대표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민심과 여론을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처지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여당은 언제나 존중과 배려, 소통이 필요하다.
https://v.daum.net/v/20240123005230561
[사설] 대통령실의 한동훈 사퇴 요구는 도 넘은 당무 개입
결국 ‘김건희 리스크’가 부른 여권 內戰 [사설]
동아일보 2024. 1. 23. 00:00 수정 2024. 1. 23. 00:0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와 당무 개입 여부에 관한 질문에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 해법 등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 요구’ 뜻을 전달받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위원장직 수행 의지도 거듭 밝혔다. 전날 “한 위원장 거취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던 대통령실 측은 어제는 말을 극도로 아꼈고, 윤 대통령은 예정됐던 민생토론회 참석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4·10총선을 80일 앞두고 여당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해하기 어렵다. 김 여사 논란의 해법은 불 보듯 뻔한데도 그런 강수를 둬가며 가족 방어에 나선 것은 아무리 예측불허 변화무쌍한 한국 정치라도 그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어차피 김 여사 리스크를 넘으려면 갈등이 불가피한데 정면충돌과 극적 수습이란 효과를 노린 짜고 치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장 이번 사태가 어디로 흐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 충돌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여권의 정치 구도는 크게 바뀔 것이다......결국 사태 수습의 열쇠는 윤 대통령이 쥐고 있다. 가사(家事)에 얽매여 국사(國事)를 그르칠 수는 없다. ‘몰카 공작’을 떠나 김 여사가 직접 나와 경위를 해명하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렇게 논란의 강을 건너지 않고선 대통령과 여당은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런 낮은 자세 속에서 민심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 어떤 정치도 권력도 민심을 이길 수는 없다.
https://v.daum.net/v/20240123000006028
결국 ‘김건희 리스크’가 부른 여권 內戰 [사설]
“대통령실, 선거중립 위반” 여권 균열 파고드는 민주당
중앙일보 2024. 1. 23. 00:04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간 균열을 파고들며 대대적으로 ‘김건희 리스크’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은 윤심(尹心), 한심(韓心) 이렇게 나눠 싸울 게 아니라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이 전날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데 대해선 “대통령이 총선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깊숙이 개입한 사례가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실장 등 관련자를 정치 중립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한 위원장) 스스로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확인해 줬다”며 “정당법 및 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SNS에 “주말 밤에 이건 또 무슨 막장 드라마냐”면서 “대통령 자신이 만든 김기현을 내쫓고 직속부하 한동훈을 내려꽂은 지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또 개싸움이냐”고 질타했다.
https://v.daum.net/v/20240123000458144
“대통령실, 선거중립 위반” 여권 균열 파고드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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