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두 얼굴' 봄철 산나물..자칫하면 '독나물'

바람아님 2014. 4. 25. 23:59
봄철을 맞아 본격적으로 산과 들에서 야생 봄나물을 직접 채취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독초나 중금속 나물을 먹고 중독 증세를 보이거나 산림소유자의 동의 없이 나물 등을 채취했다가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몸에 좋다는 봄나물에 대해 두 얼굴의 '야뉴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양양군 서면 송천리의 한 주택에서 모자(母子)가 저녁식사를 하던 중 반찬으로 직접 캐 온 산채나물을 먹고 구토와 복통 증상과 함께 호흡이 불안정한 중독증세를 보였다.

함께 나물을 먹은 아들이 간신히 119구조대에 신고해 이들은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들이 먹은 나물은 산마늘이라는 나물로 추정되는 산채나물이었다.

산마늘은 이른 봄에 먹는 산나물로 5월 이후 꽃이 피면 독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마늘과 비슷하게 생긴 박새라는 풀은 독초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유사한 독초를 나물로 오인할 수 있어 나물의 특성을 자세히 알고 주의해서 채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봄나물은 겨우내 언 땅을 뚫고 자라 나오면서 비타민과 미네랄, 칼륨, 섬유질 등이 다량 함유돼있어 춘곤증을 예방하는 등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식물의 자연 독성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처럼 아무리 몸에 좋은 봄나물도 독성을 잘 제거하지 않고 섭취하면 되려 몸에 독이 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나물을 충분히 데치거나 익히지 않으면 설사, 구토, 복통, 근육경련, 저혈압,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독성이 강한 나물의 경우는 어린 순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결과 도로, 하천변, 공장 밀집 지역에서 채취한 봄나물을 검사한 결과 농산물 중금속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는 납 0.3ppm 이하, 카드뮴 0.2ppm 이하인데 반해, 조사결과 10%가 넘는 확률로 납 0.3~2.5ppm, 카드뮴 0.3~1.9ppm이 검출돼 산나물을 캐는 장소도 신중하게 골라야 깨끗한 나물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청정지역 강원도에서 멋모르고 산에 들어가 산나물을 채취하다가는 자칫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산림청 양구국유림관리소의 관계자는 "산나물의 무분별한 채취로 멸종위기나 희귀식물 등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고 산림소유자의 동의 없이 임산물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단속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