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5. 25. 00:00
대통령, 특검·탄핵 뚫기 쉽지 않고,
야당 대표, 監獄行 피하기 어려워
정치 때문에 경제 주저 앉고,
경제 탓에 정치 혼란 되풀이되는
’南美行 악순환 열차’ 탈 것인가
국가 진로(進路)를 결정하는 최고 권력이 어디 있는지 애매모호한 나라는 위험하다. 위기가 덮쳐도 위기를 극복할 주체(主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까딱하다간 등쳐먹기 좋은 나라 신세가 된다. 오는 26~27일 한국·일본·중국 3국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일본·중국 수뇌의 눈에 한국 정정(政情)이 어떻게 비칠까.
요즘 일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시사(時事) 유행어가 ‘모시토라’라고 한다. ‘모시’는 ‘만약’이라는 뜻이고 ‘토라’는 ‘트럼프’의 일본식 약어(略語)다. ‘만약 트럼프가 다시 돌아오면 일본에 무슨 일이 닥칠까’를 놓고 긴장하는 일본 분위기가 느껴진다. 기시다(岸田文雄) 총리 지지도가 바닥이지만 ‘만약 기시다 총리가 날아가면 나라가 어떻게 되나’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과 부인을 겨냥한 두 개 특검(特檢) 고개를 넘어야 한다. 야당의 진짜 과녁은 대통령 약점이 드러날 때 탄핵 무대를 꾸리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또는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할 판사 탄핵 과정에서 길목을 지킬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자리에 ‘개딸 급(級)’ 충복을 앉히려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그럼 중국·일본 총리 눈에 이재명 대표가 진짜 권력자로 비칠까....일·중 정상은 ‘대통령은 특검과 탄핵에, 야당 대표는 감옥에 쫓기고 있더라’고 한국 사정을 보고할 것이다. 한국이 무정부 상태라는 말이다.
트럼프가 만약 돌아오면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나라는 사실 한국이다....두통거리는 트럼프 1기 집권 기간 미·북 대화에서 한국 대통령을 따돌리는 게 습관화(習慣化)됐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은 죽이 맞았다. 문재인 회고록은 그렇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한국 대통령의 난감한 처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은 정치 때문에 경제가 주저앉고 무너진 경제 때문에 정치 혼란이 되풀이되는 남미행(南美行) 악순환(惡循環) 열차표를 끊었다. 87년에 만든 헌법 위 한국 정치는 이미 붕괴했다. 여야가 개헌 문제를 ‘국가도 살고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차원(次元)’에서 접근해 볼 때가 됐다. 두 손 놓고 함께 죽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https://v.daum.net/v/20240525000028289
[강천석 칼럼] 改憲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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