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시간의 흐름을 담았기 때문에 대나무의 형체는 사라졌다. 대신 바람이 붓처럼 대나무를 새로 그려놓았다.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색채와 모양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대나무지만 우리가 알던 대나무가 아니다.
바라보는 방식을 달리하면 이처럼 평소에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면이 나타난다. 사람을 대할 때도 그렇다. 고정된 시각을 버리고 다른 시점으로 다가간다면 사람도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오랜 시간을 담는 렌즈처럼 사람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색깔이 드러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빛날 것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이 있는 아침] 세대간 소통 잘하고 있나요 (0) | 2014.05.10 |
---|---|
사진이 있는 아침] 험한 세월 이겨낸 투본강의 뱃사공 (0) | 2014.05.09 |
사진작가 김귀욱의 포토 에세이:⑥두바이 (0) | 2014.05.07 |
사진작가 김귀욱의 포토 에세이:⑤페루 팔로미노섬 (0) | 2014.05.06 |
사진작가 김귀욱의 포토 에세이:④파타고니아 - 안데스 산맥의 바람과 대지의 울림에 춤을 추다 (0) | 2014.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