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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칼럼] 147만명이 청원했던 ‘문재인 탄핵’

바람아님 2024. 8. 10. 02:13

조선일보  2024. 8. 10. 00:02

민주당 기준대로면 文 탄핵 사유야말로 차고 넘쳤지만
당시 야당은 엄두조차 못냈다…
탄핵의 피맛을 본 민주당 눈에는 순진해 보였을 것

탄핵이란 헌법의 힘으로 공직자를 쫓아내는 서슬 퍼런 제도이나 시대가 혼탁해지자 발에 채일 만큼 흔해빠진 정쟁의 소도구가 되어 버렸다. 22대 국회 개원 후 두 달 새 민주당 등이 발의한 탄핵안이 7건이다. 방통위원장은 임명도 되기 전에 타깃으로 찍히더니 취임 다음 날 탄핵안이 발의됐다. 아무리 사람이 잘못해도 단 하루 만에 탄핵당할 만큼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을 저지르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하냐는 항변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 등을 수사한 검사 4명도 탄핵 리스트에 올랐다. 한 검사는 당사자들도 부인하는 피의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탄핵 사유로 적시됐는데 첨부된 증거 자료는 언론 보도 4건이 전부였다....중대 사안에 쓰여야 할 탄핵의 큰 칼이 허드렛일 용도의 막칼이 되어 버렸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작전에도 돌입했다. “3년도 길다”며 탄핵 조사 청문회를 열고 제보센터까지 개설했다. 민주당은 탄핵 청문회의 근거로 국회 청원을 내세운다.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해달라는 청원에 143만여 명이 동의했으니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4년 전에도 당시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는 국민 청원이 있었다. 여기엔 147만명이 동의해, 민주당이 참여를 독려하며 분위기 띄운 윤 대통령 탄핵 청원보다 4만명 가량 더 많았다. 그러나 4년 전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은 청원을 이유로 탄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엄중해야 할 탄핵을 함부로 내질러도 된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과 조국당이 주장하는 기준이 적용된다면 문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차고 넘쳤다..... 온갖 국기 문란 의혹의 정점에 문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차라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사소해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민주당 기준대로라면 문 정권 5년간 탄핵을 정치 쟁점화할 기회가 수두룩했지만 당시 야당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박근혜 탄핵’의 피 맛을 보았던 민주당 눈에는 참으로 순진하게 보였을 것이다.


https://v.daum.net/v/20240810000225476
[박정훈 칼럼] 147만명이 청원했던 ‘문재인 탄핵’

 

[박정훈 칼럼] 147만명이 청원했던 ‘문재인 탄핵’

탄핵이란 헌법의 힘으로 공직자를 쫓아내는 서슬 퍼런 제도이나 시대가 혼탁해지자 발에 채일 만큼 흔해빠진 정쟁의 소도구가 되어 버렸다. 22대 국회 개원 후 두 달 새 민주당 등이 발의한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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