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9. 4. 00:10
‘건전 재정’ 강조했지만
국가채무 증가액은 비슷
대못 박힌 포퓰리즘 정책 탓
법으로 제동장치 만들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가 5년 동안 400조원 이상 국가 채무를 늘려 현 정부가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틀 뒤 국정 브리핑에선 “건전 재정 기조를 굳건히 지킨 결과, 국가 재정이 더욱 튼튼해졌다”고 말했다. 과연 그런가.
문재인 정부가 5년간 국가 채무를 400조원 이상 불린 것은 사실이다. 정확한 수치는 409조원이다. 그런데 건전 재정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운 윤 정부도 2년간 국가 채무를 128조원 늘렸다. 세 번째 짠 2025년 예산까지 포함하면 윤 정부가 3년간 늘리는 국가 채무는 209조원에 달한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문 정부 80조원, 윤 정부 70조원’. 크게 다르지 않다.
비교의 공정성을 위해 감안해야 할 요소가 두 가지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가 있었지만, 윤 정부에선 그 정도 초대형 돌발 악재는 없었다. 또 하나 윤 정부의 나랏빚 수치에는 ‘재정 꼼수’ 변수가 숨어있다. 윤 정부는 지난해 환율 관리 자금 곳간인 외국환평형기금에서 20조원을 끌어와 세수 구멍을 메우는 데 썼다....정부가 관리하는 기금 돈이라 국가 채무로 잡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세수 구멍을 메우는 ‘묘수’라고 주장했지만, 전례 없는 꼼수였다.
그런데 정부의 꼼수도 이젠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21년 만에 원화 외평채를 8조원 이상 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윤 정부의 어려운 정책 여건은 국민들도 다 안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 체감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하나 분명해진 것은 기초연금, 병장 월급 200만원, 대학생 75% 국가장학금 지급 등 대못 박힌 포퓰리즘 정책 탓에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국가 채무 증가세를 막는 건 갈수록 난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과 정부 스스로는 제동을 걸지 못하니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강제로 채울 필요가 있다. 유럽처럼 재정 적자를 GDP의 일정 비율 이상 넘지 못하게 강제하는 ‘재정 준칙’ 법제화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https://v.daum.net/v/20240904001015686
[경제포커스] 나랏빚 증가, ‘文 정부 年 80조원, 尹 정부 7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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